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지난달 21일 개성에서 실무접촉을 했던 김대중평화센터는 이 여사의 방북을 내년 5~6월로 연기할 방침이라고 1일 밝히면서, 그 이유로 이 여사의 건강 문제를 들었다. 지난 여름 폐렴으로 투병한 이 여사가 추운 겨울 방북을 하는 것은 건강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여사가 고령(92)의 나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애초 이 여사 측은 11월 방북을 원했다고 한다. 이 여사가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접견해 방북을 요청한 것이 10월28일이었고, 방북 목적으로 밝힌 북한 어린이들에게 손수 짠 털모자와 목도리를 전달하기 위해선 계절적으로는 겨울이 맞아 보인다. 방북 연기 사유로 든 건강상 문제와 계절적 요인이 애초 고려대상이 아님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 여사는 2000년 6월 김정일과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6·15 남북공동선언을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망인이다. 현 정부 사람이 아닌 이 여사가 남북관계 전면에 부각되는 것을 정부가 꺼렸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이 여사는 방북 장소로 평양을 고려했다. 김정은과 면담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이유도 이런 정황에서다.
이 여사가 방북을 하려한다는 내년 5~6월은 연말·연초와 2~3월 한미합동군사훈련인 독수리 연습·키 리졸브, 4월 김일성 주석 생일을 건너뛴 시점이다. 정치적으로 우려되는 상황을 모두 피해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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