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제3의 윤일병 사건 '봇물'

변기 핥게하고 집단으로 후임병 폭행
자대배치 두달 만에 군화끈으로 목메 자살
외박 나가 민간인 여성 성추행도
  • 등록 2014-08-07 오후 7:44:06

    수정 2014-08-07 오후 7:44:06

[이데일리 최선 기자] ‘28사단 윤모 일병 구타사망 사건’ 관련 새로운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군당국이 가해자들이 저지른 다른 범죄행위를 은폐하거나 부실 수사한 아니냐는 것이다. 아울러 윤 일병 사망사건을 계기로 군 인권문제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자 구타·가혹행위 등 병영내 부조리들이 봇물 터지듯 폭로되고 있다.

끊이지 않는 구타·가혹행위…민간인 성추행도

지난 6월 23일 경북 포항 소재 해병대 모 부대에서는 점호 청소 상태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선임병이 이등병에게 남성 소변기 윗부분의 물기를 핥도록 했다. 이 사실은 해당 부대에서 복무하다 전역한 예비역의 제보로 세상에 알려졌다.

또한 지난 4월 27일부터 육군 제2탄약창 모 중대 소속 선임병 9명은 후임병들을 폭행하거나 강제추행하고, 서열암기를 강요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헌병의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박모 일병의 경우 생활관에서 후임 병사에게 자신의 성기를 보여주며 “~할래?”라고 말하며 성적수치심을 느끼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 중 한 병장은 후임병의 카드를 빼앗아 자신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16일 22사단에서는 자대배치를 받은 지 두달 밖에 되지 않은 신병이 군화끈에 목을 매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다. 정모 일병은 같은 달 7일 지모 상병으로부터 이마를 구타당했고, 간부성명과 전화번호, 직책 등을 외우지 못해 지속적으로 폭언을 들었다.

정 일병은 부대 간부에게 군생활이 힘들다고 호소했으나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들은 징계위에 회부됐다.

지난 6월 28일에는 성과제 외박을 나간 군인들이 민간인 여성을 성추행하는 일도 벌어졌다. 12사단 소속 이모 상병 등 분대원 11명은 외박을 나가 강원도 인제군 소재 한 펜션에 투숙했다. 같이 술을 마시던 이 상병은 민간인이 투숙중인 방에 침입, 민간 여성을 성추행했다. 동행한 김모 하사는 피해자의 남편이 반발하자 얼굴을 폭행했다. 이들은 경찰에 체포됐다.

속옷 찢고 폭행..개인카드 빼앗기도

윤 일병 사건을 최초 폭로했던 군인권센터가 추가 입수해 7일 공개한 28사단 헌병대 수사기록에는 기존 공소사실 외에 윤 일병에 대한 잔인하고 집요한 가혹행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강제추행죄로 추가 혐의가 적용된 김 병장의 경우 윤 일병의 성기에 연고제(안티프라민)를 바르라는 지시를 내린 것 이외에도 4월 6일 자정 런닝과 팬티 등 속옷을 찢고 수차례 폭행한 사실을 이미 헌병대가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범 이모(22) 상병은 헌병대 수사 과정에서 “지난 4월 6일 0시께 이 병장이 윤 일병을 폭행하면서 속옷인 런닝셔츠과 팬티를 찢으며 5차례 정도 폭행했다”며 “속옷을 찢고 갈아입히기를 반복했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가해자 중 일부인 이모 병장과 하모 병장은 간부인 유 하사와 외부에서 만나 함께 불법성매매 업소를 출입했고, 이 병장은 윤 일병을 압박해 개인카드를 건네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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