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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에 따르면 미국 내 사무실 공실률은 20.1%로 1979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부동산 데이터업체 트렙(Trepp)에 따르면 지난 7월 미 오피스 빌딩이 담보한 모기지(부동산담보대출) 증권 가운데 8% 이상이 연체된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 이후 최고치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조사에서도 올해 1분기 380억달러(약 52조원) 규모의 오피스 빌딩 관련 대출이 채무불이행 또는 압류로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많은 오피스 빌딩 소유주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년 동안 초저금리에 대출을 받았으며, 상당수는 이제 다시 융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초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상환 또는 재융자 대상인 오피스빌딩 관련 상업용 모기지 규모가 1170억달러(약 157조원)라고 보도한 바 있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인 샘 젤은 1990년대 부동산 침체기를 회상하며 “연준이 재융자가 가능할 만큼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내년까지 살아남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근로자 3명 중 1명은 일부 또는 모든 업무를 집에서 수행하는 등 재택근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선 사무실의 32%가, 텍사스 오스틴에선 23%가 비어 있다”고 지적했다.
소규모·지역 은행은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 담보 대출 비중이 너무 크다는 게 문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미국에서 규제 당국이 포트폴리오가 위험하다고 판단할 정도로 상업용 부동산 담보 대출액이 많은 은행은 250곳 이상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은행들이 어느 정도 피해는 입겠지만, 상황이 엉망이 되지 않는 이상 그렇게 많은 은행들이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체는 “재택근무가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된) 다른 사람들에게 경제적 고통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 시스템을 침몰시킬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