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신제품으로 '디젤게이트' 잊혀질까…폭스바겐, SUV 신모델 17종 출시 계획

  • 등록 2016-11-23 오후 3:55:47

    수정 2016-11-23 오후 3:55:47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디젤게이트)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독일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이 미국시장 공략에 재시동을 건다. 디젤 자동차의 비중을 줄이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전기차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허버트 디이스 폭스바겐 브랜드 부문 대표는 “오는 2020년까지 17종의 SUV 모델을 새로 선보일 것”이라면서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목표는 100만대”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의 현재 SUV 모델은 투아렉과 티구안 2종뿐이지만, 앞으로 4년 동안 17종의 SUV를 새로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는 1종류다.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논란으로 타격 입은 기업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SUV와 전기차 전략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전기차 판매를 통해 이익률을 끌어올리고,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배터리 자체 생산에도 나설 계획이다. 폭스바겐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4만7404대로 전년동기대비 9.5%나 감소했다. 지난 9월 감소폭이 4%까지 줄어드는 듯했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에서의 수익성도 3배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디이스 대표는 “오는 2025년까지 북미 시장 판매 이익률 목표치는 6%”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익률은 2%에 불과했다.

이와는 별도로 폭스바겐은 구조조정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난 18일 폭스바겐은 2020년까지 전체 고용 인원(60만명)의 5%인 3만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폭스바겐은 오랫동안 차량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테스트를 받을 때만 배출가스 양을 줄이는 식으로 이른바 ‘친환경’ 디젤차를 생산했다. 지난해 9월 조작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은 데다 세계 각국에서 벌금 합의금 배상금 등으로 거액을 지출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법무부에 150억달러의 배상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주주와 투자자 등이 폭스바겐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도 1400여건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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