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지금은 스마트 보안 시대`.."공인인증서·토큰형 OTP가라"

우리銀, 앱으로 계좌 거래 차단..세계 최초 개발
국민銀, 스마트OTP 출시..휴대폰에 갖다대면 인증
  • 등록 2015-06-30 오후 4:37:17

    수정 2015-06-30 오후 4:37:17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최근 한 은행 직원은 금융당국이 자동화기기(ATM)에서 100만원 이상을 계좌 이체할 때 일회용비밀번호(OTP) 등 추가 인증을 거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은행카드를 노모와 함께 사용하고 있는데 노모가 ATM기기에서 100만원 이상을 찾을 때마다 전화로 OTP번호를 불러주는 장면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1분안에 완료해야 한다고 하니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그는 “(실제로 이 방안이 도입된다면) 돈 거래가 잦은 자영업자들부터 불만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은행권에 금융사기를 막기 위한 핀테크 기반의 스마트 보안 열풍이 불고 있다.

금융사기 급증에 따른 다양한 보완책이 나오고 있지만 그에 따른 불편함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보안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이중 포석 차원이다.

핀테크 기반 스마트 보안 열풍

선두주자는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원터치 리모콘’을 개발해 특허를 신청했다. 원터치 리모콘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원터치 개인뱅킹’의 리모콘 버튼을 활용해 ATM기기, 인터넷뱅킹, 텔레뱅킹, 스마트뱅킹 등을 한 번에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리모콘 버튼을 ‘OFF’로 해놓으면 계좌에 자물쇠가 걸려 자동이체를 제외한 계좌 이체가 모두 정지된다. 금융사기단이 현금카드를 복제해 ATM기기에서 돈을 인출하려 해도 앱에 ATM이 ‘OFF’로 돼 있으면 인출이 불가능해진다. 개발 초기에는 사용 후 1시간이 지나면 ‘OFF’가 자동 설정됐으나 최근에는 자주 사용하는 거래 방식에 대해선 ‘ON’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바꾸었다.

NH농협도 연내 우리은행과 유사한 리모콘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NH농협의 리모콘 서비스는 ATM을 제외한 인터넷뱅킹, 텔레뱅킹, 스마트폰뱅킹 등에 한해 계좌 거래를 차단할 수 있게 된다. NH농협은 현재 보안카드에 IC칩을 탑재한 ‘NH안심보안카드’를 스마트폰에 갖다대는 것만으로 본인 인증을 완료, 인터넷 및 스마트뱅킹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다만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능이 탑재된 안드로이드 계열의 스마트폰에서만 가능하다는 제약이 있다.

국민은행도 이달 초 토큰형 OTP 대신 스마트OTP를 출시했다. 스마트OTP는 ‘NH안심보안카드’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뒷면에 신용카드처럼 생긴 스마트OTP를 접촉하는 방식으로 본인 인증을 거쳐 거래를 할 수 있다. 신한은행과 기업은행도 IC카드를 장착한 스마트OTP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3분기(7~9월)중 스마트폰 유심칩에 공인인증서를 저장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스마트뱅킹도 늘고 금융사기도 증가

은행권에서 핀테크를 활용한 스마트 보안 열풍이 부는 건 보안성과 편리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뱅킹 이용고객이 크게 증가하는 등 금융 거래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점도 그 배경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스마트뱅킹 가입자가 지난 4월말 현재 금융권 최초로 1000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5월말 현재 1010만명에 달한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934만명, 940만명으로 1000만명을 내다보고 있다. 이승균 국민은행 스마트금융부 팀장은 “지급결제의 핵심 기능은 거래가 발생했을 때 이 거래가 본인 의사에 의한 것인지 여부”라며 “금융보안은 본인 의사에 의한 거래가 맞다는 인증의 개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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