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불씨는 남았다

전공의 파업 동참 불구, 파업충격은 미미
의협 24일 2차 파업 때 총력전..응급인력도 참여
정부-의협 대화창구 재개 가능성 높아
  • 등록 2014-03-10 오후 6:25:06

    수정 2014-03-10 오후 6:25:06

[이데일리 김재은 천승현 기자] 14년만에 강행된 집단휴진(파업)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났다. 전공의들이 막판에 방향을 선회, 파업 동참을 결정하면서 의료대란 우려를 키웠지만 결국 기우(杞憂)로 결론났다. 다만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10일 ’맛보기‘ 파업에 이어 24일부터 29일까지 6일간 전면파업을 벌인다는 계획이어서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전공의 파업 참여 불구, 대형병원들 정상 진료

‘빅5’ 대형병원중 유일하게 파업에 참여한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진료를 받았다. 베체트병으로 3개월에 1번씩 세브란스병원 피부과와 류마티스내과를 찾는 유모(54·여)씨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진료를 받고 나왔다”며 “전공의 선생님도 있었고, 제 시간에 진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유씨는 의료파업에 대해 “의사들이 환자를 돌보는 것은 당연하다. 환자를 볼모로 하는 것은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은 540명의 전공의 중 200여명이 집단휴진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진료인력은 정상적으로 근무해 큰 차질은 없었다.

세브란스병원 이외에 고대의료원과 이화의료원 등 총 63개 수련병원이 집단휴진에 참여했으나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들은 대부분 정상 진료를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각 병원 교육수련부에 신고하지 않고 휴진하는 전공의는 무단결근에 해당된다”면서 “각 병원 차원에서 자체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복지부 관계자는 “집단휴진에 참여한 병원도 의료진 근무 일정을 사전에 조정했다”며 “휴진에 참여한 전공의들 또한 대부분 원내 대기하면서 응급 환자는 진료에 나서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정부-의협 강경 대응 ‘부담’… 타협점 찾나

의협이 ‘하루짜리’ 파업을 벌인 것은 정부에 대한 항의, 경고성 성격이 짙다. 의사협회는 오는 24일부터 6일간 벌이기로 한 전면파업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는 의협이 요구하면 종전 논의한 의료발전협의회 협의안을 토대로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의협 역시 정부와의 대화 창구를 필요로 하고 있어 24일 전면파업 이전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다만 현재 의협이 요구하고 있는 △원격진료의 선시범사업 후 논의 △투자활성화 대책에서 의료분야 제외 등을 정부가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을 주문한 것도 정부 운신의 폭을 좁히는 부분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민의 건강과 생활에 밀접한 분야에서 국민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해서 피해를 끼치는 행위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비정상적인 집단적 이익 추구나 명분 없는 반대,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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