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바뀔때마다 초지역세권 개발 재검토…16년간 제자리

안산시 초지역세권 개발방식 변경 검토 중
공공개발→민영개발→민·관복합개발 용역
선거 때 시장 바뀌면 개발방식 뒤집혀 지체
오락가락 행정에 주민 "거짓말로 발전 저해"
  • 등록 2023-10-11 오후 3:42:48

    수정 2023-10-11 오후 7:38:42

[안산=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경기 안산시가 새로운 시장 취임 때마다 초지역세권 개발 계획을 재검토하며 10여년간 사업을 지연시켜 시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현재 안산도시공사가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인데 공정이 원활하지 않아 부실 용역 우려도 있다.

초지역세권 개발사업 대상지 위치도. (자료 = 안산도시공사 제공)
11일 안산시, 안산도시공사에 따르면 안산시는 박주원 시장 때인 지난 2007년부터 초지역세권 개발사업을 추진했으나 16년이 지난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보류 상태에 머물러 있다.

애초 이 사업은 단원구 초지동 초지역 주변의 돔구장 조성 일환으로 추진했다. 시는 현물출자, 공공개발 방식으로 역 주변 시유지 11만여m에 공동주택, 상업시설 등을 건립하는 것을 구상해 안산도시공사를 시행자로 지정했다. 하지만 김철민 시장 때인 2013년 민간투자 철회로 돔구장 사업이 백지화되면서 역세권 개발사업(공동주택, 사업시설 건축 등)이 무산됐다.

2014년 취임한 제종길 시장은 초지역세권을 예술도시로 만든다고 발표했으나 임기 내에 계획조차 완성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안산시는 2018년 윤화섭 시장이 취임하자 2021년 해당 부지의 도시개발구역을 해제했고 안산도시공사는 시행자 지위를 잃었다. 윤 시장은 부지를 민간업체에 팔아 개발하려다가 시의회 반대로 좌초됐다.

지난해 취임한 이민근 시장은 올해 5월까지 사업방식을 정하고 6월부터 계획 수립·고시 등을 거쳐 역세권을 개발한다고 공약했으나 현재까지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시는 윤 시장 때 결정한 민영개발 방식을 민·관합동개발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말 안산도시공사와 사업 참여 방식을 협의했고 공사가 시행 의사를 보이자 올 1월 공사의 참여 필요성과 사업 타당성의 근거를 요구했다. 이에 공사는 초지역세권 개발사업 기본구상 및 타당성 검토용역을 지난 6월 A업체에 맡겼으나 공정이 원활하지 않았다. 공사는 사업성 분석 등이 정밀하게 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용역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해당 용역은 내년 2월 완성하기로 계약했으나 A업체와의 문제로 지연될 수 있다.

앞서 공사는 2019년에도 기본구상 및 타당성 검토용역을 벌여 사업성이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안산시의 사업방식 변경으로 용역비 1억원을 낭비했다.

시민들은 안산시의 ‘오락가락 행정’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초지동 주민 윤모씨(49·여)는 “초지역 주변에 백화점 등 상업시설이 들어선다고 10년 전부터 들었는데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며 “안산시가 매번 주민에게 거짓말을 하고 지역발전을 저해한다”고 비판했다.

공사측은 “안산시의 현물출자 방식이 2021년 직접 매각으로 바뀌어 이번에 다시 용역을 한다”며 “공사가 공공시행자로 참여해 민간업체와 지분을 출자하는 방식에 대해 타당성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려되는 부분을 해소하고 내년 2월까지 정상적으로 용역을 완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공사의 용역 결과를 참고해 내년 3월까지 사업방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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