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에 파격…김기현 이어 이준석도 보수당 역사상 첫날 `광주행`(종합)

공식일정 첫날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 분향소 방문
동작구 아닌 국립대전현충원 찾으며 `여의도 문법` 깨뜨려
첫 최고위서 "우리의 파격, 여의도 새 표준 돼야" 강조
  • 등록 2021-06-14 오후 3:43:16

    수정 2021-06-14 오후 11:04:09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따릉이 출근`에 이어 임기 초반부터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대표는 14일 당 대표 첫 공식일정으로 철거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광주를 찾았다. 역사상 보수정당 대표가 첫날부터 `보수 불모지`인 호남을 찾은 전례가 없었다. 지난달 김기현 원내대표가 첫 외부 일정으로 광주행을 택한 것에 이어, 이 대표 또한 광주를 찾으며 `외연 확장`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이준석(오른쪽 두번째)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철거 건물 붕괴 참사 피해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지도부와 함께 광주를 찾아 학동4구역 철거 현장 붕괴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그는 이 사건과 관련해 “시민들이 안전을 우려해 여러 제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에서 다소 신속하게 반응하지 못했던 것은 앞으로 개선돼야 한다”며 “철거 공사 과정에서 정치권 등의 유착이 있는 것은 아닌지, 수사력을 총동원해 사건의 책임자를 가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5·18 이후 태어난 첫 세대의 대표로서 광주의 아픈 역사에 공감한다”며 “광주 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호남의 미래세대와 지역 발전, 일자리 문제를 논의할 시점이 가까운 미래에 있을 것을 약속한다”고도 했다.

보수정당의 지도부 인사들이 연이어 첫 공식일정으로 광주에 가장 먼저 달려간 사례는 이례적이다. 앞서 김기현 원내대표도 자신의 취임 직후인 지난달 7일, 원내부대표단과 함께 광주 5·18 민주화 묘지에 가서 참배를 했었다.

이 대표까지 광주행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국민의힘 지지세가 저조한 호남을 찾음으로써 당의 중도 확장 노력을 강조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직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5·18 민주화 묘지에 가서 무릎 사과를 했던 `통합 의지`를 계승한다는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이 대표의 광폭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광주를 찾기 전, 그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충분히 예우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상 정치인들은 첫 공식 일정으로 순국선열 및 전직 대통령들이 안장된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었는데, 이 대표가 이런 `여의도 문법`을 보란듯이 깨뜨렸다.

그는 방명록에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은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습니다’고 적으면서 “보수정당으로서 안보에 대한 언급은 많이 했지만, 보훈 문제나 여러 사건·사고 처리에 관해 적극적이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면서 “그런 것을 반성하면서 개선의 의지를 담아 대전현충원을 방문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가 기존 정치권의 틀을 깨는 시도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 첫 출근 당시에도 따릉이를 타고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14일) 오후에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오늘부터 우리가 행하는 파격은 새로움을 넘어 새로운 여의도의 표준이 돼야 한다”며 “다양한 생각이 공존할 수 있는 그릇이 돼야 하고 변화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우리의 언어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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