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미지급은 학대"...중1 소년, 친부 아동학대로 고소

양해모, 7일 아동학대 혐의 김모씨 고소
중1 김모군이 친부 고소장 직접 접수
"책임 다하지 않은 친부 처벌 원해"
  • 등록 2020-07-07 오후 3:17:53

    수정 2020-07-07 오후 3:17:53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아이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은 저의 친부를 고소하기 위해서입니다.”
양육비 피해자인 중학교 1학년 학생 김모군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양육비해결모임의 ‘양육비 미지급 아동학대 고소 8차 접수’ 기자회견에 참석해 고소장을 들고 있다.(사진=뉴시스)
중학교 1학년 학생이 양육비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정신·신체적 학대를 가한 자신의 친부를 처벌해달라는 검찰에 고소했다.

양육비해결모임(양해모)은 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육비 미지급자의 아동학대 혐의를 수사해 달라는 고소장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고소장 접수는 양육자가 아닌 양육비 피해 당사자인 중학교 1학년 김모(13)군이다.

김군에 따르면 친부 김모(45)씨는 4년 전 집을 나가 한 번도 김군과 동생을 만나러 오지 않았으며, 이혼 후 양육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김군은 어머니와 양육비 지급을 요구하기 위해 지난 3월 김씨를 찾아갔지만, 김씨는 이들을 주거 침입으로 신고했다.

김군은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은 친부인데 왜 어리고 약하다는 이유로 저같은 아이들이 상처를 받아야 하나”라며 “양육비를 이행하지 않는 그 사람이 엄마를 주거침입이라고 신고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책임감 없는 친부의 행동에 대한 처벌 방법을 찾아보며 고소장을 작성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김군은 또 “돈이 없으면 학원에 다니지도, 먹지도 못하는 나라에서 저와 동생, 엄마가 살아가고 있다”며 “이렇게 살아가는 저희에게 양육비를 주지 않는 행위는 우리를 방임하는 행위이며 신체, 정신 학대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와 같은 입장에 있는 아이들의 상황이 모든 사람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며 “더 이상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보호받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강민서 양해모 대표는 “기자회견 전 김군과 얘기를 나누며 분노와 억울함 뒤에 아빠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발견했다”며 “이번 기회에 친부는 아이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고 김군과 동생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아버지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라”고 말했다.

이준영 법무법인 KNK 변호사는 “양육비 미지급 형사처벌에 대해 재판부와 입법부, 법학자들이 책임을 미루고 있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아 결국 중학교 1학년 학생이 나서서 인터넷을 검색하며 고소장을 제출하는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현행법상 양육비 미지급에 대해 형사 처벌이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아동복지법에 양육비 미지급 처벌 조항이 추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육비해결모임은 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양육비를 미지급한 중학교 1학년 김모(13)군의 친부 A(45)씨의 아동학대 혐의를 수사해달라는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사진=양해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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