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스닥시장 전체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코데즈컴바인(047770)의 `치킨게임`이 끝을 향해가고 있다. 유통주식수가 적은 특성을 이용해 언제 주가가 뛰고 내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투기성 거래가 이어졌지만 곧 대규모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된다. 막대한 차익을 얻은 최대주주가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주식을 매도할 경우 주가 급락은 불가피해 폭탄 돌리기식 거래를 이어왔던 투자자들의 피해가 극심할 전망이다.
감자·증자·감자·증자 거쳐… 품절주로 등극
코데즈컴바인은 하도금대급 미지급이 도화선이 돼 지난해 2월17일 채권단의 파산신청 후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가 개선기간을 부여 받아 기업 매각을 추진했다. 이때부터 수차례 감자와 증자가 이뤄지면서 다소 기형적 형태를 나타낸다.
먼저 지난해 8월 기존 발행주식을 20대 1의 비율로 감자를 이사회서 결의한다. 이어 회생채권자 출자전환을 통해 2359만5075주를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다. 당장 빚을 갚을 돈이 없으니 회생채권을 주식으로 발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총 발행주식은 2384만8747주가 되는데 이를 다시 7대 1로 재병합하는 2차 감자를 결정해 362만4199주로 줄였다. 여기에 새 최대주주 코튼클럽을 대상으로 3422만주를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일부 금액 변경 등을 거치면서 총 발행주식은 코튼클럽 대상 유상증자(3422만주)와 출자전환 후 감자(337만527주), 1·2차 감자(25만2075주) 물량을 합쳐 3784만2602주로 결정됐으며 지난해 12월24일 동시 상장했다. 유상증자 물량은 상장 후 6개월 이상 보호예수 조치를 받았다.
예측 불가능한 주가 향방… 투자자 유의해야
2월까지만 해도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여겨졌지만 3월 들어 별다른 호재가 없음에도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큰 관심을 받는다. 3월2일 2만3200원에 마감한 후 연일 급등하더니 15일에는 550% 뛴 15만1100원까지 치솟는다. 시가총액 6조원을 넘어 코스닥시장 2위까지 올라서며 전체 코스닥지수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유통되는 주식 자체가 많지 않아 매수세가 조금만 유입돼도 주가가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하루 거래량은 많아야 20만건을 넘었다. 전체 주식 중 유통주식 수는 25만2075주로 비중이 0.67%에 불과했다.
문제는 현재 주가보다 상당히 낮게 책정된 채권단과 최대주주의 보호예수 물량이 풀린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4일 전체 주식의 54.1%인 2048만527주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이는 8월16일에는 1711만주(45.2%) 거래가 가능해진다. 이중 337만527주의 주당 가치는 3500원, 나머지 3422만주는 500원에 불과하다. 차익실현을 위한 대규모 매도 폭탄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결국엔 그동안 투자에 나섰던 주주들의 신중한 판단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주주들 사이에서는 주가 폭락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급락시 주식을 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혼란을 부추기는 양상이다. 회생채권 출자전환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지금으로서도 차익이 크지만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어 주식을 팔지 말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대주주는 최고 100배 이상 차익을 낼 수 있지만 기업가치와 경영권 등도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며 “회사 실적 등 본질가치에 대한 분석과 함께 주가흐름을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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