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퇴직연금의 적립금 대부분을 원리금보장 상품에 넣고 있는 국민들의 투자 선택지를 확대하기 위한 ‘디딤펀드’가 나왔다. 디딤펀드는 원리금보장 상품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도 타겟데이트펀드(TDF)보다는 안정적인 상품으로, 퇴직연금을 안전하게 지키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충족하며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
금융투자협회는 25개 자산운용사에서 디딤펀드를 출시한다고 25일 밝혔다. 디딤펀드는 연기금과 공제회의 분산투자 운용방식과 유사한 자산배분전략을 활용하는 밸런스드펀드(BF)의 대표 브랜드다.
금투협은 퇴직연금 투자 시장에 BF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운용사들과 추진 방향을 논의해왔다. 특히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BF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으며 공동브랜드 출시를 적극 이끌어왔다.
서 회장은 디딤펀드 활성화를 돕고자 동일한 금액으로 25개 펀드에 일괄 가입할 예정이다.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은 400조원에 가까운 규모로 쌓였지만, 이 중 대부분이 여전히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머물러 있다. 이에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퇴직연금 적립금 382조 4000억원 중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되는 적립금은 87.2% 수준인 333조 3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원리금보장형 상품 가운데 예·적금으로 운용되는 금액은 절반가량에 달하는 156조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최근 5년 및 10년간 연환산 수익률(총비용 차감 후)은 각각 2.35%, 2.07%로 집계됐다.
디딤펀드를 운용사마다 1개의 대표 상품만을 출시하도록 한 만큼, 중소형 운용사가 퇴직연금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가 될 수 있단 기대도 나온다. 서유석 금투협회 회장은 “디딤펀드 출시를 통해 운용업계의 자산배분 역량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디딤펀드의 안정적인 운용성과가 전 국민의 노후자산 증식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