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 만난 오페라 '라보엠', 장흥·광주·순천서 만난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최
지역 문예회관 의기투합해 오페라 제작
"가장 푸치니적인 것, 영상으로 표현"
윤정난·이다미·신상근·김효종 등 출연
  • 등록 2023-09-18 오후 5:58:51

    수정 2023-09-18 오후 5:58:51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푸치니의 걸작 오페라 ‘라보엠’이 전남 장흥과 순천, 경기 광주 3개 도시를 찾는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이하 한문연)의 ‘문예회관, 예술단체 공연콘텐츠 공동제작 배급 프로그램’ 일환으로 제작하는 오페라 ‘라보엠’이 오는 10월 6일 장흥문화예술회관을 시작으로 10월 13~14일 남한산성아트홀, 10월 20~21일 순천문화예술회관에 오른다.

18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2023 오페라 ‘라보엠’ 기자간담회에서 박평준(오른쪽에서 두 번째) 예술총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페라 제작을 맡은 박평준 예술총감독은 “지역에서 대규모 예산을 들여 오페라를 제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하는 오페라 중 하나인 ‘라보엠’을 통해 오페라를 처음 보는 관객의 10%라도 오페라의 재미를 느끼길 바란다”고 이번 공연의 취지를 밝혔다.

‘라보엠’은 이탈리아 작곡가 자코모 푸지니의 대표작이다. 베르디의 ‘아이다’(Aida), ‘라보엠’(La Boheme), 비제의 ‘카르멘’(Carmen)을 묶어 ‘오페라 흥행의 ABC’라고 칭하기도 한다. 가난하지만 낭만과 사랑이 넘치는 보헤미안 기질의 젊은이들을 내세운 작품이다. 1994년 초연한 뮤지컬 ‘렌트’의 원작이자 수많은 소설, 영화, TV 드라마에 영감을 준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공연은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새로운 무대를 예고한다. 극장 3면을 미디어 파사드로 꾸민다. 19세기 파리 젊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미디어아트를 활용해 당시 현장 속에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선보인다.

한국 오페라 대표 여성 연출가 양수연이 연출을 맡는다. 양 연출은 “영상이 음악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겠지만, 푸치니 음악을 방해하지 않도록 연출을 신경 쓰고 있다”며 “극 중 배경인 다락방이 3면의 무대로 펼쳐질 때 어떻게 하면 푸치니의 의도와 잘 맞을지 고민하며 가장 푸치니적인 것을 영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2023 오페라 ‘라보엠’ 기자간담회에서 장길황(오른쪽) 제작총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라보엠’이 수도권이 아닌 지역을 찾아가는 것에서 이번 공연의 의미가 크다. 한문연이 주최하고 광주시문화재단, 순천문화예술회관, 장흥문화예술회관, 그리고 할마씨네토끼가 공동 제작한다. 제작비는 한문연이 절반을 부담하고, 나머지 절반은 3개 문예회관이 각각 분담한다.

오세영 광주시문화재단 대표는 “오페라 갈라콘서트를 재단 자체적으로 진행한 적은 있지만 전막 오페라를 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역 3개 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제작해 이런 대규모 오페라를 지역 관객에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은경 순천문화예술회관 관장은 “순천은 작은 도시지만 문화와 예술의 도시로 공연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라보엠’ 또한 많은 시민들이 서로 먼저 보러 올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무대에서 활동 중인 정상급 성악가들이 함께 한다. 주인공 미미 역은 소프라노 윤정난, 이다미가 맡고 로돌포 역에 테너 신상근, 김효종, 마르첼로 역에 바리톤 강형규 등이 캐스팅됐다. 다수의 오페라를 지휘한 지휘자 김덕기와 함께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담당한다.

1993년 ‘라보엠’으로 데뷔한 강형규는 “오페라가 많이 발전했지만, 한편으로는 소외됐다는 생각도 든다. 거기엔 성악가들도 한몫을 했을 것”이라며 “관객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진정성 있게 다가간다면 오페라 또한 많은 관객이 사랑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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