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에 보궐 구도 흔들

여야, '성완종 리스트' 향배 지켜보며 서로 몸 낮추기
  • 등록 2015-04-14 오후 5:24:49

    수정 2015-04-14 오후 5:25:56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성완종 리스트’가 불과 보름 앞으로 다가온 4·29 보궐선거의 판세를 흔들고 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생전에 남긴 메모에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되는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의 명단이 대거 공개되면서부터다.

국회의원 총 4석이 걸린 이번 보선에서 최소 2석, 최대 4석까지 바라봤던 새누리당은 이번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선언했다. ‘0대4 패배’ 위기론에 휩싸였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사건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야권에 불리한 보선 특성상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17대 총선을 앞둔 2004년 ‘천막당사’ 시절을 상기시키며 위기감을 조성했다. 유 원내대표는 “2003년과 2004년에 대선자금 사건과 (노무현 대통령) 탄핵 이후에 우리 새누리당은 17대 총선에서 국민에게 용서를 빌고 121석을 겨우 얻었다”며 “그 당시의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김무성 대표가 ‘검찰 수사가 우선’이라며 사실상 부정적이었던 특별검사 도입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검찰의 수사가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거나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조금이라도 의심받을 일을 한다면 우리 당은 특검으로 바로 가겠다는 점을 거듭 확인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보선 판세가 나쁘지 않게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핵심 관계자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여야 대결구도로 흐르면서 제3후보가 선전하고 있는 서울 관악을과 무소속 후보가 우세를 보이는 광주 서구을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정치연합은 이번 보선과 성완종 리스트를 연결짓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선거의 유불리와 관련해 논할 사안은 아니다”(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라면서 몸을 낮추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의 여파가 여권 지지층의 결집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조사본부장은 성완종 리스트가 보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물 대결이 아닌) 당대당 대결이 되고 있다”며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향후 선거 전개과정에서 결정적인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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