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검 대법관, 삼성 백혈병 조정위원장 맡아 화제

삼성 백혈병 보상 조정위원장에 김지형 전 대법관
조정위, 보상 및 사과ㆍ재발방지안도 함께 논의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상고심 주심 재판관 맡아
  • 등록 2014-10-08 오후 6:14:34

    수정 2014-10-08 오후 6:29:54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지난 2008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삼성 특검 당시 상고심 주심재판관을 담당했던 김지형(56) 전 대법관이 삼성 백혈병 사태의 보상 및 재발방지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게 돼 화제다.

삼성전자(005930)는 8일 오후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삼성직업병 가족대책위원회’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등과 함께 백혈병 등 직업병 발병자 및 가족에 대한 보상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7차 협상을 갖고 가족대책위가 추천한 김 전 대법관을 조정위원장에 추대하는 내용을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법관의 최종 수락이 필요하지만 추천 당시부터 가족대책위원회가 사전에 승인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도 이를 수용키로 함에 따라 위원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협상에서 가족대책위원회는 김 전 대법관을 조정위원장으로 하고 위원장이 2명을 추천해 조정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을 삼성전자에 제안했고 삼성은 고심 끝에 이를 수용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은 채 가족위가 추천한 5인 가운데 1인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 수용하기 쉽지 않았다”면서도 “피해자 가족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고, 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회사의 입장을 고집하거나 별도의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가족위원회 제안을 그대로 수용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법관은 법조계에서 노동법 권위자로 손꼽히고 있으며, 지난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삼성의 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 사건’ 상고심 주심재판관을 담당하기도 했다.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서울지방법원·특허법원 부장판사, 대법원장 비서실장을 거쳐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대법관을 역임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지평의 고문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조정위원장 선임 및 조정위원회 구성에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원회가 뜻을 같이함에 따라 삼성 백혈병 문제 해결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정위원회 구성과 운영방안 등은 앞으로 실무협의를 수시로 가지며 구체화할 계획”이라며 “조정위원회는 보상 뿐만 아니라 사과와 예방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협상 중간에 퇴장한 반올림측과의 이견 해소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올림은 이날 협상장에 들어서기 전 기자회견을 갖고 조정위원회 참여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반올림도 언제든 조정위원회 체제에 참여해 이 문제를 함께 풀어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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