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유럽 리더십 재편…현지화 전략으로 시장 공략

현지 전문가 앞세워 유럽 공략
시장 맞춤 전략 기대감 커져
"현대차그룹만의 경쟁력 찾아야"
  • 등록 2024-12-16 오후 4:44:07

    수정 2024-12-16 오후 7:01:24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유럽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 전문가를 중심으로 경영진을 재편하고 있다. 현지 완성차 시장에 정통한 전문가를 속속 배치하며 유럽에서도 맞춤형 ‘글로벌 권역’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자비에르 마르티넷 신임 유럽권역본부장(사장)을 내년 1월 1일 자로 선임했다. 27년간 프랑스 르노그룹에서 영업·마케팅을 총괄한 자동차 ‘영업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지난 7월에는 찰스 카자르 부사장을 영입해 현지 고객경험 및 디지털화 등을 총괄하도록 했다.

기아도 최근 유럽 권역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쇼어드 크니핑 기아 유럽 제품·마케팅 담당 부사장을 내년 1월 1일부로 신규 선임했다. 25년간 유럽 완성차 업계에서 일해온 인물로 지난 2011년부터 기아 네덜란드, 기아 유럽법인 등에서 요직을 맡아온 인물이다.

현지 신임 제품·마케팅 담당 부사장으로는 파블로 마르티네즈 마십 부사장이 복귀한다. 기아 유럽 법인에서 근무하던 마십 부사장이 2021년 본사로 자리를 옮긴 이후 약 4년 만에 다시 유럽으로 돌아간다.

자비에르 마르티넷(Xavier Martinet) 현대차 신임 유럽권역본부장(사진=이데일리DB)
쇼어드 크니핑 신임 기아 유럽 최고운영책임자(COO)(왼쪽), 파블로 마르티네즈 마십 신임 기아 유럽 제품·마케팅 담당 부사장. (사진=기아 글로벌)
현대차·기아가 현지 완성차 산업에 잔뼈가 굵은 인재를 속속 요직에 배치하며 유럽 권역에서의 성과를 노리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이른바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도입, 호세 무뇨스 북미권역본부장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 맞춤형 전략을 짜며 실적 반등을 이룬 바 있다.

올해 유럽 시장에서 판매 둔화를 겪은 현대차·기아는 내년 전략형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 차 등 다양한 전동화 차량 출시를 앞둔 상태다. 그런 만큼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정교한 영업·마케팅 전략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10월 현대차·기아의 유럽 시장 판매량은 총 90만4879대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현대차가 0.9% 늘어난 45만 306대, 기아가 8% 감소한 45만4573대를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0.4%포인트 줄어든 8.4%다.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현대차·기아는 내년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친환경 차 모델들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소형 전기차인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과 기아 EV3 등 전기차 신차가 연말 연초 현지 시장에 출격하며, 기아는 목적기반차량(PBV) ‘PV5’를 내년 유럽에 선보인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현지 시장에 정통한 전문가를 앞세워 실적 반등을 꾀했던 현대차그룹이 유럽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펼치려는 것 같다”며 “완성차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한 유럽에서 현대차그룹만의 경영 전략을 통해 판매량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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