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생활인구 2850만명…‘서핑 성지’ 양양군 가장 많이 찾아

행안부·통계청, 89개 인구감소지역 생활인구 산정 결과 공표
총 2360만명 찾아…체류인구, 등록인구의 4.8배
평균 카드사용액 11만5000원…음식점·슈퍼마켓에 주로 사용
3분기부터 체류인구 직업 추가해 생활인구 고도화 추진
  • 등록 2024-10-30 오후 12:00:00

    수정 2024-10-31 오전 8:52:58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사례1. 서핑 동호회에서 활동중인 직장인 정모(34)씨는 본격적인 여름 피서철이 되기 전인 지난 6월 ‘서핑의 성지’ 강원특별자치도 양양군을 다녀왔다.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덕에 하루 휴가를 내고 아침 일찍 출발해 서핑을 즐긴 후 저녁에 서울로 돌아왔다.

사례2. 직장인 김모(43)씨는 올해 현충일 연휴때 가족들과 함께 2박3일 일정으로 서울 근교인 경기도 가평으로 여행을 떠났다. 현충일 다음날이 금요일이라 하루 휴가를 내 토요일까지 머무르며 자연휴양림, 청평호 등 가평의 관광지를 찬찬히 둘러보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2분기(6월 기준) 89개 인구감소지역의 생활인구가 지난 1분기(3월 기준) 대비 350만명 넘게 늘어난 2850만명으로 나타났다. 생활인구란 등록인구(주민등록인구, 등록외국인)와 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머무르는 체류인구(방문객)를 합친 새로운 인구개념이다. 2분기 인구감소지역을 찾은 체류인구는 2360만명에 이르며, 정주인구 대비 체류인구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강원 양양군이 꼽혔다. 또 체류인구는 평균 3일 정도 머물렀고, 이들의 카드 사용액은 1인당 약 11만5000원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앞으로 체류인구의 직업 정보도 추가하는 등 생활인구를 더욱더 고도화해 관련 정책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체류인구 배수 양양·가평·고성 순…교통·관광 영향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은 89개 인구감소지역의 2024년 2분기 생활인구를 산정하고 그 결과를 30일 공표했다. 두 기관은 매 분기의 마지막달을 기준으로 생활인구 특성을 산출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처음으로 전체 인구감소지역 생활인구를 산정했으며, 주민등록정보와 외국인등록 정보, 이동통신 데이터(SK텔레콤, KT, LGU+)를 활용해 생활인구의 규모(성별·연령별 현황)나 현황(체류, 숙박, 재방문 등)을 산출했다. 이번 2분기 산정에는 지난 1분기 데이터 외에도 신용카드(신한, 삼성, BC, 하나) 이용 정보와 신용평가 전문회사(KCB) 정보를 추가로 활용했다. 이를 통해 △인구감소지역의 생활인구 현황(규모, 성별, 연령별) △체류 특성(체류일수, 숙박일수, 재방문율) △소비 특성(신용카드 사용액, 사용 유형) 등 정책을 설계할 때 유용한 정보를 다각적으로 산출했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먼저 2분기 인구감소지역 전체의 생활인구는 지난 6월 기준 약 2850만명으로 지난 3월보다 약 350만명 증가했다. 체류인구는 약 2360만명이며, 등록인구는 약 490만명으로 나타났다. 등록인구 대비 체류인구 배수는 4.8배이며, 지난 1분기 수치인 4.1배보다 증가했다.

강원 양양군 체류인구는 등록인구 대비 17.4배로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1분기 10.2배보다도 더 증가했다. 서핑 등 양양군 관광 자원을 즐기기 위한 관광객 등이 지속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또 경기 가평군(9.9배→15.6배)과 강원 고성(8.4배→15.4배)도 교통편의와 각종 관광자원 등의 영향으로 1분기보다 등록인구 대비 체류인구수가 급증했다. 게다가 강원도 여행시 여러곳을 동시에 방문하는 패키지 여행이 주를 이루는 영향으로 평창군(12.2배)과 정선군(8.8배), 홍천군(8.6배)도 체류인구 배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분기에서는 전남 구례군이 봄꽃 축제 등의 영향으로 체류인구가 등록인구의 18.4배로 1위를 기록했으나, 계절적 요인으로 2분기에는 체류인구가 급감했다.

체류인구 중 타 시·도 거주자 비중은 강원(82.4%)이 가장 컸으며, 충북(80.7%), 충남(79.7%)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유입된 인구 비중이 높았다. 이처럼 수도권과 인접하거나 교통 등 접근성이 좋은 지역(강원·충북 등)은 수도권 인구의 체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전남·경남의 경우 소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체류인구 중 남성이 1312만명으로 여성(1045만명)의 약 1.3배로 나타났다. 또 1분기 대비 전 연령대에서 체류인구가 증가했다. 30대와 40대 체류인구 배수는 각각 7.4배, 7.5배로 다른 연령에 비해 크고, 60세 이상은 3.0배 수준이었다.

2분기 체류인구의 평균 체류일수는 3.2일, 숙박일수는 3.4일이었고, 최근 6개월 내 재방문율은 34.7%였다.

체류인구 소비, 지역경제 파급효과 커

올 2분기 생활인구 산출부터는 소비 특성 분석이 추가됐다.

6월 기준 체류인구의 평균 카드 사용액은 1인당 약 11만5000원이었다. 지역 총 카드 사용액 중 등록인구가 쓴 비중은 56.8%였으며, 체류인구가 쓴 비중은 43.2%로, 이는 등록인구 카드 사용액의 76%에 육박한다. 게다가 강원에서 체류인구의 신용카드 사용 비중(55.8%)이 등록인구 사용 비중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양양군의 경우 체류인구 소비 비중이 71.6%로 높았다.

주요 카드 사용처는 △음식업 28.9% △종합소매(슈퍼마켓 등) 17.8% △문화여가 12.1% △전문소매(시장 상점 등) 10.8%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평균 체류일수가 3.2일인 것을 감안했을 때, 체류인구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구감소지역에서의 체류인구 소비가 등록인구 못지않게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먹거리 특화, 장년층 관광 상품 개발 등 지속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향후 생활인구 통계항목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데이터 타당성, 신뢰성, 정확성을 높여 인구감소지역이 통계 데이터를 다양한 분야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3분기 생활인구 산정시에는 체류인구 직업 정보는 물론 한국지방행정연구원과 진행중인 ‘생활인구 특성분석 연구’를 통해 보다 세밀하게 체류인구 특성을 분석해서 이에 기반한 정책 방향성도 제시할 계획이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89개 인구감소지역이 맞춤형 지역 활성화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역을 찾는 생활인구에 대한 세밀한 분석 결과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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