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 개척"…현대차그룹, 인니서 배터리·전기차 생산 생태계 완성

HLI그린파워 준공…코나 EV 생산
정의선 "현대차그룹·인니 협력의 결실"
위도도 대통령에 시승 기회 제공 약속
인니, 현대차 아세안 EV 핵심 기지로
  • 등록 2024-07-03 오후 4:55:48

    수정 2024-07-03 오후 7:03:14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현대차그룹이 아세안(ASEAN) 전기차 핵심 거점인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부터 완성차 생산까지 이어지는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기반 삼아 고속 성장할 아세안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쥔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 HLI그린파워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EV 생태계 완성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3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KNIC)에 위치한 HLI그린파워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EV 생태계 완성 기념식’에서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공장의 완공과 코나 일렉트릭 양산은 현대차그룹과 인도네시아가 함께 이룬 협력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뜻의 ‘믐부까 잘란 바루(Membuka jalan baru)’를 언급,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자원 순환형 수소 솔루션에서부터 미래 항공 모빌리티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영역을 함께 개척하겠다”고 했다.

3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 HLI그린파워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EV 생태계 완성 기념식’에 참석한 조코 위도도(사진 왼쪽)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을 탑재한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1호차에 서명하는 모습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과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참관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행사에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이상덕 주인도네시아 대사 등 양국 정부 주요 인사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등이 참석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및 전기차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현대차그룹과 LG와의 통합 배터리 생태계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지에서 생산한 첫 번째 코나 일렉트릭 차량에 서명하고, 직접 차를 타보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정 회장은 “차를 시승하실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니 유일 EV 일괄 생산 기업…생태계 전방위 확장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배터리셀부터 완성차까지 일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곳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설립한 ‘HLI그린파워’를 통해 올해 2분기부터 배터리셀을 생산 중이다. 현지 생산한 고성능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리튬이온 배터리셀은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 공급된다. 현대차는 이를 장착한 전기차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을 양산해 오는 17일부터 현지 시장에서 판매한다.

HLI그린파워 전경.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에 갖춘 전기차 일괄 생산 체계를 향후 ‘원자재 조달-배터리 및 완성차 생산-충전 시스템 확대-배터리 재활용’을 포괄하는 생태계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가장 중요한 배터리셀에서부터 배터리팩, 완성차까지 현지 일괄 생산이 가능한 만큼 전후방으로 생태계를 유연하게 넓힐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기업과 협력해 현지에서 니켈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 공공 충전 인프라 구축, 전기차 중고 배터리의 활용 방안 등도 마련한다.

아세안 EV 거점 마련…“최고의 품질로 돌파”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를 거점 삼아 아세안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가 광물이 많고 정부의 전기차에 대한 뚜렷한 정책 입장이 있었고 젊은 소비자 세대가 여러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이 빨라서 중점을 두게 됐다”며 “앞으로도 신기술에 대한 흡수력이 높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서 잘 노력해서 다른 동남아에도 진출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말처럼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자 아세안 완성차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나라다. 또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인 니켈 매장량 ·채굴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고, 2030년에 60만대의 전기차 생산 목표 등 적극적인 전기차 산업 육성 정책도 펼치고 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시범생산중인 더 뉴 코나 일렉트릭.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이미 인도네시아를 아세안 핵심 기지로 낙점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3월 준공한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아이오닉 5를 생산해 온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7475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43.8%)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전기차 제조사의 인니 진출이 본격화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 회장은 “결국 판단은 소비자가 하는 것이고 최고의 품질과 성능, 원가 측면에서 기술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며 “전기차가 캐즘이 있지만 극복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에 이어 올해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을 선보이며 전기차 라인업을 늘리고 향후 인도네시아 시장에 맞는 전기차 모델들을 지속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또 EV 전문 정비사와 EV 전용 정비시설 및 EV 충전 서비스를 강화하고, 현지 기업과 협력해 전기차 충전소를 확충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맨 오른쪽)이 3일(현지시각)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코나 일렉트릭 차량에 탑승해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이 차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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