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가위 들고 위협” 초등생 말리던 교사 끝내 실신

  • 등록 2023-09-12 오후 7:25:42

    수정 2023-09-12 오후 8:05:40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경북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공격적 행동을 하는 초등생 1학년 제자를 제지하려다 실신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담임교사의 상처 (사진=연합뉴스)
12일 경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시쯤 경북 안동시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공격적 행동을 하는 A군을 말리던 30대 여교사 B씨가 경련을 일으키며 실신했다. 임용된 지 4년 된 B교사는 A군을 30여 분간 제지하다가 갑자기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평소에도 가위나 연필로 담임교사와 같은 반 학생들을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의 공격적 성향 탓에 수업이 원만히 진행되지 않자, 지난 4∼5월에는 B교사의 요청으로 A군 모친이 교실에 입실한 상태로 수업이 진행됐다고 한다.

B교사는 “어느 날 갑자기 A군 모친이 등교 후 참관하지 않고 바로 귀가하셨다”며 “무슨 일인지 여쭤봤더니 교장선생님께서 더 이상 학교에 나오지 말라고 통보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날 이후로 A군의 폭력적 성향은 점점 심해졌고 이를 모방하는 학생들도 늘어났다고 한다.

B교사는 “학생이 언제 어떻게 돌발행동을 할 줄 몰라서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저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며 신체·정신적 힘듦을 호소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내부 기안 작성,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했으나 뚜렷한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북도교육청과 안동교육지원청은 해당 학교에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학교 측과 담임 교사 B씨의 갑론을박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안동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권 업무 담당인 교무부장께서 담임 선생님의 교권보호위 개최 요청안은 없었다며, 학교 측도 최근에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의 과잉행동으로 1학기 때 어머니께서 참관하셨고 어머니가 계실 때는 한 번도 특이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또 6월부터는 담임교사가 ‘지금 잘하고 있다’고 해 어머니가 해당 교실에 들어가지 않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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