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경선 2배수 압축에 또 불거진 박심 논란

  • 등록 2014-03-26 오후 5:04:08

    수정 2014-03-26 오후 5:04:08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정몽준(왼쪽)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2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4주기 추모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여권 내부에서 또다시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에는 당 공천위원회가 검토 중인 서울시장 경선 후보자 2배수 압축을 두고,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밀어주기 위한 방안이라는 반발이 제기되며 경쟁 후보들이 ‘경선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당초 김 전 총리 외에 정몽준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간 3파전 구도였지만, 당 공천관리위가 정밀 여론조사를 실시해 2배수 압축 여부를 판단키로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배수 압축이 확정되면 현재 여론조사 지지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난 이 최고위원의 탈락이 유력하다.

이 최고위원 측은 26일 “공당이 원칙을 뒤집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후보자 2배수 압축은) 명백한 불공정 경선이고 경선중단을 불러올 수 있는 중대국면에 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배수 압축 방안을 검토하는 것 자체가 특정후보를 위해 경선구도를 흔들어 보겠다는 저의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미 특정후보에 대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상태에서 그 파장은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김 전 총리에 박심이 있다는 의혹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당 일각에는 이미 김 전 총리에게 친박(친박근혜)계인 이 최고위원의 당내 지지세를 몰아줘, 정 의원을 앞설 수 있게 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의원 측도 이 최고위원 측 못지않게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 의원 경선캠프의 이수희 대변인은 “이혜훈 후보의 컷오프는 지금까지 경선원칙을 깨는 것”이라면서 “경쟁후보 입장에서 방관할 수 없는 중대한 일”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정 의원이 김 전 총리와의 양자대결을 펼치면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당내 비주류인 정 의원이 최대계파인 친박과 정면승부하는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당심(黨心) 경쟁에서 우위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논란에 김 전 총리는 “당의 결정을 따를 것”이라면서 원칙적 입장만 밝혔다. 김 전 총리 경섬캠프의 유성식 대변인은 “지난 원샷경선 결정 때도 상향식 공천 취지에 미흡하다고 생각했지만 수용했다”면서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편 서울시장 경선의 정밀여론조사 결과는 오는 27일 당 공천관리위 회의 전에 보고되고, 이날 중으로 2배수 압축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만약 2배수 압축이 현실화될 경우 박심 논란을 둘러싼 여권의 내홍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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