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경계영 기자] 경영 정상화를 추진 중인
대우조선해양(042660)이 이번에는 난데없는 인수설에 휘말렸다.
SK(034730)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키로 했다는 루머가 장중 나돌자 주가가 수직 상승하며 기대감을 한껏 높였지만 대우조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검토조차 하지 않은 방안이라며 일축했다.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대우조선 주가는 장중 전일대비 27.87%나 급등한 8350원까지 치솟았다. SK그룹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또는 지분 매각 방식으로 대우조선 경영권을 사들이기로 했다는 보도 나오며 주가를 끌어올린 것. 반면 인수설이 나돌자 SK 주가는 17.29%나 폭락한 22만2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수설에 대해 산은은 검토조차 하지 않은 방안이라며 부인했다. SK도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답변에서 “대우조선 인수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산은과 SK가 즉각 부인에 나서면서 대우조선 주가 상승폭과 SK 낙폭은 순식간에 줄었다. 다만 기대감이 어느 정도 반영돼 이날 대우조선해양 종가는 전날보다 7.66%, 500원 오른 7030원을 기록했다. 주가 널뛰기에 사고 파는 투자자가 늘어나자 대우조선과 SK 거래대금은 각각 1758억원, 3865억원으로 올 하루 평균 거래대금 354억원, 407억원에 비해 폭증했다.
산은은 앞서 대우조선에 대한 4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방안을 내놓으며 경영 정상화와 매각작업을 병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산은은 조기 매각이 원칙이긴해도 지금 단계에서는 매각을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산은은 현재 대우조선 지분 31.46%를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 유상증자를 통해 SK가 최대주주에 오르려면 산은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에 대한 감자가 전제돼야 한다. 산은의 대우조선 지분 장부가는 지난해말 기준 1조5778억원으로, 최근 손실을 감안해도 여전히 8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산은의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매각방식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게 산은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산은이 2조원에 달하는 자본확충을 진행하면 산은 지분은 추가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산은은 경영 정상화가 어느 정도 가시화되는 단계에 대우조선 매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제3자 유상증자로 최대주주를 바꾸는 일은 기업가치가 거의 없는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 기업 등이 주로 사용하는 매각방식”이라며 “경영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서면 매각을 추진할 계획인 만큼 아직 구체적 매각 계획조차 검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