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5일 향년 78세의 일기로 별세한 고 이 회장의 영결식과 발인이 같은 달 28일에 진행됐다. 이 회장의 장지를 두고 애초 용인 에버랜드 선영과 수원 선영이 거론됐다. 용인 에버랜드 선영이 유력하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홍 전 관장의 뜻에 따라 수원 선영으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인 에버랜드 선영이 거론된 이유는 부친인 이병철 선대 회장과 모친 박두을 여사가 잠들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원은 고 이 회장이 일군 반도체사업에 대한 평생 노력과 열망이 깃든 곳이다. 홍 전 관장이 고심을 거듭하다 고 이 회장이 큰 애정을 보였던 수원 선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라희 전 관장을 비롯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입었던 흰색 상복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대부분의 영결식과 발인에서 흰색이 아닌 검은색 상복을 입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홍 전 관장 등이 흰색 상복을 입은 것은 ‘백의(白衣) 민족’으로 일컬어지는 우리나라 전통 상복을 강조하기 위해서 라는 해석이 나온다. 검은색 상복과 상주의 완장은 일본식 문화라고 전해지고 있다. 홍 전 관장은 2013년 친정어머니 김윤남 여사가 별세했을 때도 흰 상복을 입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약 3조원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도 보유
현재 삼성가가 내야 할 상속세는 10조원을 넘는다. 재계에서는 삼성 계열사 주식 배당 확대와 지분 매각, 주식 담보 대출 등을 통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홍 전 관장의 뜻에 따라 보유 지분과 자산 등을 활용,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고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홍 전 관장은 고 이 회장의 동반자이자 삼성가의 안주인으로서 역할을 훌륭히 해오고 있다”며 “이 회장 영결식과 발인 때 이부진 사장을 부축하는 등 마지막까지 가족을 추스렸다”고 말했다. 이어 “3세 경영 시대가 본격 개막한 가운데 앞으로도 홍 전 관장의 역할은 막중할 것”이라며 “상속세 문제를 비롯해 사법·입법리스크 등 삼성을 둘러싼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