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前 한은 총재 "추경해야..금리인하론 한계"

한은 창립 65주년 기념식
박승 "한국 경제, 영양주사로 부족해"
이성태 "거시정책 시간 벌 동안 구조개혁 해야"
  • 등록 2015-06-12 오후 7:58:46

    수정 2015-06-12 오후 8:02:52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리인하로 대표되는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국 경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성태 전 총재는 구조개혁을 강조했다. 두 전직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박승·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창립 65주년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입장을 내놨다.

박 전 총재는 “한국 경제는 기본적으로 아픈 상태”라면서 “암은 아니지만 영양주사만으로는 안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과 10월, 올해 3월과 6월에 걸친 총 4차례의 금리인하만으로는 경기 회복세를 지원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한국 경제는)내수 회복이 중요하다”면서 “통화정책이 내수를 살릴 수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재정정책은 확실하다”고 못박았다. 정부가 민간에 투자를 하게 되면 소비가 늘어나 경기가 회복세로 들어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전 총재는 “가계부채는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게 아니다”며 “지속적이고 꾸준하고 과감한 노력이 10년 넘게 진행돼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화했던) LTV와 DTI 규제를 원상복귀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도 “가계부채 문제는 우리나라 경제가 커져야 해결되는 문제”라고 규정했다. 성장을 통해 부채 비율을 축소해야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재정적자나 통화완화 같은 거시정책은 경제 체력을 기를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라면서 “체력을 키우지 못하면 벌어준 시간이 아무 소용이 없을뿐더러 반복되다보면 체력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재는 정부의 추경도 자주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1980년대와 1990년대 선진국에서 재정을 많이 투입했지만 그 기간동안 충분히 효과를 내지 못해 국가부채가 너무 많이 쌓여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인하가 반복되면 가계부채를 늘리듯 정부 추경도 반복되면 국가 부채를 늘린다”면서 “구조개혁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와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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