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리 '몸통' 이상득 불구속 기소…봐주기 수사 비난(상보)

포스코 공장 불법 증축 용인, 협력업체 대주주로 지인 앉혀
이상득, 2009년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에 입김
검찰 "죄질 중하나 건강 악화로 불구속 기소"
  • 등록 2015-10-29 오후 3:37:38

    수정 2015-10-29 오후 3:57:18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검찰이 포스코그룹으로부터 청탁을 받은 대가로 거액과 이권을 챙긴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을 불구속한 채 재판에 넘겼다. 건강상의 이유로 불구속 수사를 결정한 검찰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29일 포스코그룹으로부터 군사 고도제한에 걸린 공장 건설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포스코그룹 외주 용역을 따낸 혐의(제삼자 뇌물수수)로 이 전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2009년 포항제철소 신제강공장을 증축하다가 군사상 고도제한이 걸려 짓지 못하자 이 전 의원을 찾아갔다. 이 전 의원은 이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가로 포항 지역구 사무소장이자 24년간 자신을 보필한 박모씨를 포스코켐텍 외주업체인 티엠테크 경영진으로 앉혔다. 박씨는 그해 12월부터 올 7월까지 월급과 주주배당금 등 약 12억원을 챙겼다.

이 전 의원은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을 회장직에 앉히는데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2008년 고(故) 박태준 포스코그룹 명예회장을 만난 이 전 의원은 당시 임기가 1년 남아있던 이구택(69) 당시 포스코그룹 회장 후임으로 정 전 회장을 추천했다.

이 전 의원 보좌관 출신인 ‘왕차관’ 박영준(55)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도 이 전 회장을 만나 사임을 종용했다. 외압을 받은 이 전 회장은 2009년 초 사임 의사를 밝히고 당시 포스코건설 사장이던 정 전 회장을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이 전 의원은 포스코그룹 민원을 들어준 대가로 정 전 회장에게 자신을 도와준 지인과 측근의 사업자금 등을 대줄 것을 요구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 전 의원은 포스코에 자신의 지인과 선거캠프 참여자 등에게 26억원 가량을 지원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중죄를 저지른 이 의원을 구속하지 않은 이유로 건강 이상을 들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수십억 대 이익을 챙기고 포스코그룹 후임 회장을 멋대로 선임하는 등 죄가 무겁다”라면서도 “이 전 의원이 고령이며 관상동맥 협착증과 녹내장 등 건강 이상 증세를 보여 불구속 기소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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