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문가들은 핵 협상 타결 효과로 향후 석 달 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5달러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35~45달러로 떨어질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일부에선 핵 협상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12년만에 핵협상 타결..유가 4% `뚝`
이란은 수도 테헤란에서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의 핵개발 중단 및 대(對)이란 경제제재 해제를 골자로 하는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으며 오는 6월까지 최종 타결키로 합의했다. 이에 유가가 즉각 하락했다. 이란에 대한 서방국들의 원유 수출 제재가 해제되면 시장의 공급 과잉상태를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에서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선물은 전일 대비 3.6% 하락한 배럴당 55달러로 장을 마쳤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전 거래일보다 1.9% 하락한 49.14달러를 기록했다.
매장량 기준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위인 이란이 경제 제재 해제로 국제 석유시장에 주요 공급자로 등장하면서 향후 유가는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최근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되면 수개월 안에 원유 수출량이 하루 100만 배럴씩 증가할 것”이라며 본격적인 유가 전쟁에 뛰어들 것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6월말까지 국제유가가 배럴당 35~40달러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페라이든 페샤라키 팩츠글로벌에너지(FGE) 대표는 “핵 협상이 타결되면 이란은 원유 생산을 제재 이전 수준으로 증가시킬 것”이라며 “3~6개월 이내에 하루에 120만배럴씩 원유를 생산하면서 유가는 종전보다 5달러 가량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한적 영향`..이란산 원유, 수출까지 1년 걸릴 것
일각에서는 이란의 핵협상 타결이 유가에 미치는 여파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6월말 최종 타결에 이르기 전까지는 여전히 시장 불확실성이 크며 최종 타결에 이르러도 실제 이란이 석유 공급자로서 시장에 영향을 행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이같은 현상은 석유시장에서 이란 핵협상이 아직 완전한 합의에 이른게 아닌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CNN머니는 전했다. 실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우리의 딜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앞으로 3개월 동안 더 많은 세부적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쳐스그룹 선임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실제 합의를 이뤘다고 보지 않는다”며 “실제 합의에 이르더라도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이란의 유전 개발은 거의 정체된 상황이라 제재가 풀린다 해도 유전 개발이 다시 시작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또 일 평균 100만 배럴 증가한다 한들 현재 중동의 일 평균 생산량 3000만배럴의 3% 수준에 그쳐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브렌다 샤퍼 조지타운대학 방문 연구원은 “석유 생산을 중단했다 재가동하는 것은 전기 스위치를 껐다 켜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다”며 “이란이 제대로된 원유 수출을 하기까진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