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에 진전이 없는 건 남북이 원하는 게 다르기 때문이다. 남측은 상봉 정례화와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을 원하는 반면, 북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쌀·비료 지원에 관심이 많다. 상봉 이후 남측이 먼저 이산가족 문제를 풀기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제의했지만, 북측은 ‘남북 적십자간 협의로 해결될 성격이 아니다’며 이를 거부했다. 적십자 실무접촉보다는 고위급 접촉을 열자는 의중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서로 관심사항이 다르면 우선 테이블에 앉아 논의해도 되겠지만, 대화의 ‘틀’이 사실상 ‘내용’을 규정한다는 점에서 남북이 링 외곽에서 기싸움만 벌이는 형국이다. 북측은 남한 언론의 대북 비판기사과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 등을 문제삼고 있고, 남측은 “앞으로 북한이 우리와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속된 말로 국물도 없다(류길재 통일부 장관)”며 상대방을 자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북측에 추가로 대화를 제의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가 제안을 두 번 했었는데 지금 현재로서는 추가적으로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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