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의 경우 삼성전자(005930)가 LG전자(066570)를 제치고 시장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반면, 패널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034220)가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격차를 벌리며 시장1위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두 기업의 중국시장 공략 및 거래선 다변화 전략의 차이가 이같은 현상을 낳은 것으로 해석한다.
28일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3분기 기준 LG디스플레이의 UHD 패널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28.2%로 1위인 이노룩스(32.8%)를 맹추격하고 있다. 지난 2분기 13.4%포인트에 달했던 두 업체의 점유율 격차는 4.6%포인트까지 줄었다. 이르면 연내 LG디스플레이가 시장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1분기 23.7%로 2위를 기록했던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 21.1%로 하락한 뒤, 3분기에는 17.9%까지 떨어졌다.
UHD TV 시장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대 점유율에 그쳤던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1분기 21.6%, 2분기 43.3% 등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1위 굳히기에 나섰다. LG전자도 지난해 말 6.9%에서 올해 1분기 10.6%, 2분기 11.8% 등으로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소니와 중국 업체들의 추격 사정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세계 최대의 UHD TV 소비국인 중국 시장 공략법의 차이 때문이다.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역량에서 밀리는 LG전자는 보급형 제품 출시까지 늦어지면서 중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들어서야 중국에 보급형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며 “조금 늦었지만 프리미엄과 보급형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으로 중국 내 점유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보급형 제품 생산을 위한 공정 기술 개발은 완료했지만,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느라 아직 본격적 양산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다.
거래선 다변화 정책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일찌감치 중국 등 외부 거래선 확대를 추진해 왔다. 지난달부터 본격 가동된 광저우 공장은 중국 시장 공략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삼성전자 비중을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여전히 매출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보급형 UHD TV에 대만과 중국 업체들의 패널이 탑재되고 있다”며 “중국 시장 공략에 성공하지 못하면 실적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