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총선 러시’ 본격화 하나…참모진 출사표 잇따라

행정관급 움직임 분주…30명 안팎 예상
국감 이후 비서관급 인사들 출마 전망
수석급, 정치인 출신 장관들과 발맞춰 이동할 듯
대통령실, 점진적 개편…전략 공천엔 선 그어
  • 등록 2023-10-04 오후 4:33:48

    수정 2023-10-04 오후 7:30:14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내년 4·10 총선 정국이 조성되면서 용산 대통령실 참모들의 총선 출마 준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비서관급(1급) 및 행정관급(2~5급) 참모들의 총선 모드는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총선에 출마하려는 장관들의 거취는 연말연초에 집중되고, 수석비서관들의 출마 시기도 같이 조정될 것으로 보여 대통령실의 개편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사진=연합뉴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연휴 직후에 대통령실 행정관급 인사들이 대거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하면서, 대통령실 일부 부서에선 후임자들에 대한 인사 검증을 진행했다. 일각에선 그 규모를 30명 안팎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에서 일부 출마자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후임자를 임명해야 되는 문제가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후임자 임명은 신원조회 등을 거치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미리미리 준비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행정관급에선 보좌관 출신 이승환(서울 중랑을), 언론인 출신 이동석(충북 충주), 변호사 출신 최지우(충북 제천) 전 행정관이 이미 사직해 총선 출마 모드에 돌입했다. 정무수석실에서 근무한 김인규 행정관은 이번 주 사직해 총선을 준비한다. 김 행정관은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로 부산 지역구를 노린다. 또 시민사회수석실의 이창진·김대남 선임행정관과 여명 행정관, 부속실의 김보현 행정관, 정무수석실의 배철순·허청회 행정관 등도 출마 예상자로 꼽힌다.

이달 열리는 국정감사 이후에는 비서관 이상 고위급 참모들이 총선 출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비서관급에선 이미 서승우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이 지난달 명예퇴직을 신청하면서 총선 준비에 들어갔다. 충북 청원군 출신으로 행시 합격 후 충북도청과 행정안전부 등에서 근무한 서 비서관은 고향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주진우 법률비서관과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 20대 국회의원 출신인 전희경 정무1비서관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아울러 김기흥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인천 연수을 차출설이 거론된다. KBS 기자 출신인 김 부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1년 정치 참여 선언 이후부터 대선 때까지 현장 수행과 수석부대변인 역할을 한 ‘원년 멤버’로, 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수석비서관급의 경우 내년 1월에나 출마 여부가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량감이 있는 수석들의 움직임과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원내 복귀 시점이 맞물려야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내년 4월 10일 치러지는 총선에 입후보하려면 선거 90일 전인 1월 11일까지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수석들 중에서는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출마는 굳어지는 분위기이며, 이진복 정무수석과 김은혜 홍보수석도 차출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밖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출마도 유력한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출마도 거론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거론되는 인물들은 총선에 대한 출마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출마 시기도 본인 의사에 따라 앞당겨질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출마 지역구는 당에서 정하는 것이지, 자기가 원하는 지역구로 나간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에서는 총선 출마자를 배려하는 성격의 승진 인사나 꽂아 넣기식 전략 공천과는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공천은 당연히 당에서 정할 일”이라며 “대통령실에서 입김을 넣었다고 한다면 지역에서 수년간 기반을 다져온 온 출마예정자들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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