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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를 운영할 ‘틱톡 글로벌’ 설립을 허용했지만, 여전히 보안 및 지분율과 관련해 의문점이 남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에 주장했던 ‘미 사업 전체 매각’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틱톡이 오라클·월마트와 합작법인 틱톡 글로벌을 신설하는 합의안을 “개념적으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발맞춰 미 상무부는 이날 오후 11시59분 발효를 앞둔 틱톡 앱에 대한 미국 내 다운로드 및 업데이트 금지 조치를 일주일 연기했다.
이에 대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일했던 해리 브로드먼 전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보기에는 정권이 펼치는 정책에 불확실성이 있을 때 사람들을 매우 불안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중국 부문 책임자였던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틱톡 거래는 트럼프 행정부의 초기 요구와 비교해 타협적”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승리를 주장하며 ‘중국과 타협은 없다’는 그의 접근 방식을 검증해주는 거래로 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선 보안 문제와 관련, 오라클은 틱톡 글로벌의 데이터가 중국 정부의 손에 넘어갈 가능성을 없앨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당·플로리다)을 비롯한 대중(對中) 매파 의원들을 만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루비오 의원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돼 있는지와 상관 없이 다른 방식으로 데이터를 보내는 코드가 있을 수 있다”며 “중국이 미국인 개인정보를 지속 수집할 기회가 있다면 그 거래를 지지할 수 없다. 해당 조항을 검토할 때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유권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약 600억달러(한화 약 69조 6200억원) 규모이며, 바이트댄스가 틱톡 글로벌의 지분 80%를 오라클(12.5%)과 월마트(7.5%)는 합쳐서 20%를 각각 보유하게 된다. 하지만 미 투자자들이 바이트댄스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틱톡 글로벌 지분 과반 이상, 약 53%를 사실상 미국 측이 보유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 소식통은 또 틱톡이 기업공개(IPO)를 하고 나면 그 규모에 따라 중국 투자 지분은 약 31%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가 틱톡 글로벌 이사로 참여하며, 바이트댄스 설립자 장이밍과 미국 투자자 일부도 이사진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 현장에서 틱톡, 오라클, 월마트가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 규모의 교육기금 제공을 약속했기 때문에 이번 거래를 예비승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회사들에게 내 부탁을 들어달라고 했다. 우리 교육을 위해 50억달러 기금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그래야 우리는 거짓이 아닌 진실된 역사를 가르칠 수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교육기금이 IPO를 통해 조달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바이트댄스 측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교육기금은 언론을 통해 처음 듣게 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또 복수의 소식통들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세 회사는 교육기금을 마련할 생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또다른 소식통은 중국의 접근성 허용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급조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FT는 미 정부의 최종 승인에 앞서 교육기금 출연 여부가 이번 거래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의 기술 수출 승인도 남아 있지만, 3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미 정부의 승인도 무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