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통과한 조례, 알고보니 챗GPT가 15초만에 썼다

브라질서 만장일치로 시의회 통과한 조례
챗GPT 작성한 초안…시의회는 일부만 수정
  • 등록 2023-12-05 오후 5:26:12

    수정 2023-12-05 오후 5:26:12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브라질 지방의회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가 작성한 조례가 통과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AFP)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0월 브라질 남부 포르투알레그리 시의회는 수도 계량기를 도난 당한 가정에 정부가 교체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조례를 시의원 36명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조례는 지난달 23일 시행됐다.

해당 조례를 발의한 라미로 로사리오 시의원은 조례 시행 일주일 뒤 소셜미디어 X에 “이 조례는 AI만으로 만들어진 브라질 최초의 조례”라며 “내가 말하지 않았으면 아무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사리오는 지난 6월 챗GPT에 ‘수도 계량기를 도난당했을 때 시 상하수도국이 건물주에게 새 수도 계량기 설치 비용을 청구하는 것을 금지하는, 행정부가 아닌 입법부에서 시작하는 시의 법을 만들어 달라’는 질문을 입력했다. 이에 챗GPT는 8개 부문으로 구성된 제안서를 작성했다. 시의회는 법안 초안을 입법에 사용되는 언어로 수정했을 뿐 법안 내용에 대해선 어떤 반대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사리오는 “가장 놀라운 부분은 챗GPT가 도난 당한 수도 계량기를 새로 설치하기 위해 30일의 기한을 설정한 뒤 기한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 건물주에게 수도 요금을 면제해 주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법안 발의 과정으로는 며칠이 걸렸을 작업”이라며 “챗GPT는 이를 단 15초 만에 만들어 냈다”라고 했다.

AI가 법안을 만들어내는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는 지적에 로사리오는 “많은 동료들이 AI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단지 AI가 작성했다는 이유만으로 유익한 법률이 폐기되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며 “나의 실험을 통해 기술을 사용해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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