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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업계에 따르면 NCC(납사분해공장) 기반 석유화학사의 실적을 가늠하는 핵심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최근 5년간 기록했던 범위의 상단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저유가 장기화 여파로 원재료인 납사 가격은 지난해 4분기 평균 t당 445달러에서 지난 16일 393달러로 완만하게 하락했지만, 에틸렌 가격은 같은 기간 1016달러에서 1055달러로 오히려 소폭 올랐다.
이미 상반기에 유례없는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시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보수적인 관측도 적지 않았지만, 실제 시장은 더욱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11월까지 에틸렌 가격의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중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담 기간에 중국 내 석유화학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면서 줄어든 재고를 보충하기 위한 제품 구매도 단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NCC에서 에틸렌과 함께 나오는 부타디엔도 마진 강세가 두드러졌다. 부타디엔 가격은 작년 4분기만 해도 t당 768달러였지만 올들어 꾸준히 올라 지난 2분기에 1000달러를 돌파했다. 이달 들어서는 115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납사 가격을 뺀 스프레드는 t당 750달러를 넘어서며 1년 3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업계에서는 부타디엔 스프레드가 내년까지 개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이러한 업황 호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앞으로 시황 악화에 대비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2일 그룹 계열사 LG생명과학을 흡수 합병해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미래먹거리 중 하나를 신약개발로 정했다. LG화학의 우수한 현금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LG생명과학이 보유한 연구개발(R&D) 역량을 보강하고 사업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전사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기초소재 사업부문의 사업구조를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으로 고도화해 고부가 제품 매출을 현재 3조원 규모에서 2020년까지 7조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삼성그룹으로부터 롯데정밀화학(004000)과 롯데BP화학, 롯데첨단소재 인수 작업을 마무리함으로써 석유화학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존 범용제품 중심에서 정밀화학까지 확대하는 한편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화학분야 매출 규모가 17조원으로 커지면서 원료 구입이나 제품 판매 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졌다.
LG화학 관계자는 “석유화학 산업이 원재료가격 하락으로 호황기를 맞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앞으로 북미와 중국의 증설 등으로 공급 과잉에 따른 불황이 나타나더라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체질을 갖추기 위해 선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올 상반기에 나란히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LG화학으로서는 2011년 이후 5년만이며, 롯데케미칼은 창사 이래 첫 달성이다. 지난해 한화그룹에 편입한 한화토탈도 상반기 78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이미 작년 한해 동안의 영업이익(7973억원)에 맞먹는 실적을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이번 3분기에만 각각 5400억원대, 62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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