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주한 英대사 "리퍼트 피습 충격…그래도 한국은 안전"

2월 취임 1년전부터 韓서 어학연수..부산 홈스테이도
"한-일, 미래지향적 관계설정-공동 발전 모색 필요"
  • 등록 2015-03-11 오후 3:32:15

    수정 2015-03-11 오후 3:34:24

찰스 헤이 주한 영국 대사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이웃 주민이기도 한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의 피습 사건은 정말 큰 충격이었다. 그러나 한국이 안전한 국가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11일 서울 중구 정동 영국대사관에서 만난 찰스 헤이(50) 신임 영국 대사는 최근 리퍼트 미국 대사 피습 사건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미국과 영국은 최측근 동맹국일 뿐만 아니라 주한 미국대사관과 영국대사관은 정동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100m 안팎의 거리를 두고 나란히 위치해 있다.

헤이 대사는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걸어다닐 정도로 안전 수준은 매우 높고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중 하나”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 대사 피습은 외교관 커뮤니티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충격을 줬다”며 “미국 외교관 뿐만 아니라 영국 외교관과 국민들 역시 전세계 테러리스트그룹이나 각종 반사회 집단의 주요 타깃이기 때문에 언제나 안전과 안보가 최우선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 정치인들이 리퍼트 대사 피격을 테러라고 일컫는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과 영국이 테러를 규정하는 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테러 정도의 엄중함이 요구되는 사안인지 대해서는 시각이 다를 수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지난 2월 취임한 헤이 대사는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다르다. 일반적으로 한국에 부임한 영국 대사는 공식업무에 돌입하기 전 1여년간 런던 외무성 산하 어학프로그램을 연수한 뒤 이후 수개월간 서울에서 집중적으로 한국 언어를 익힌다. 그러나 헤이 대사는 서울에서의 6개월간 랭귀지코스 뿐 아니라 과감히 3주간 부산에서의 홈스테이를 통해 한국어를 학습했다. 부임하는 나라의 언어를 알아야 그 나라 사람들이 사고하는 방식과 행동을 이해할 수 있고, 가족들과 떨어져 한국어만 쓰는 환경에 있어야만 한국어를 더욱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 같은 열의로 주(駐)스페인 영국대사관, 주체코 영국대사관, EU대표부 재임 당시 스페인어와 프랑스어, 체코어를 마스터했다.

그는 “대사 임기 동안 3~4년간 서울에 머물러야 하는데 그전에 한국의 다른 도시들도 방문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부산을 선택했는데, 좋은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한국어도 많이 늘었고 거제 등 주변 도시들도 방문할 수 있는 기회였다”면서도 (경상도) 사투리는 쓰지 않는다며 웃음을 보였다.

유럽을 벗어나 근무한 것은 것이 한국은 처음이다. 그는 “사실 같은 유럽 지역이라도 스페인, 프랑스, 독일 다 사고 방식이 제각각이라 이해하기 쉽지 않다”며 “한국은 역사와 문화가 달라 이해하기 더욱 어려울 수도 있지만 대사로서 전혀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은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취임 이후 최우선 과제는 정치, 경제, 문화, 과학기술 분야 교류 증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교육 분야의 교류 증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짚었다. “한국에서 영국 대학 등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굉장하죠. 외국인학생들의 영국 유학은 영국 학교들의 재정상황에도 사실 큰 도움이 됩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인 학생들의 영국 교육과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크고, 영국 학교들도 다양한 문화와 시각을 가진 학생들을 유치하면서 대학의 연구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겁니다.”

K팝(Pop) 인기로 한류 붐이 불면서 영국 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이미지가 변하고 있는 것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그는 “6살, 9살 딸이 있는데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붐을 일으킬 때는 딸아이들 친구들이 생일파티 등에서 단체로 그 춤을 췄었다”며 “한국어학과를 개설하고 있는 영국 대학들도 늘고 있으며 한국 음식점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 분야 협력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 한국은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분야에서 수준이 높다”며 “특히 영국 정부가 기초과학 연구 뿐 아니라 헬스케어와 에너지 분야 교류 향상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북한 핵문제, 한일 관계 등 한반도 지역 안정은 영국 뿐 아니라 주요 국제사회의 이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은 북한에 대사관을 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로 평양 주재 대사관과 면밀히 북한 상황에 대해 대화를 주고 받고 있다”며 “북한이 세계를 위협하는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고 책임있는 국제사회 일원으로 활동하도록 설득하는 일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한국과 일본도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관계를 설정을 하고 다같이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급진주의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영국과 한국 등 전 세계 젊은이들을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IS의 목적은 이슬람과 서방세계간 전쟁을 일으키려는 것인데 세계 시민들은 IS가 이슬람 전체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를 만큼 무지하지 않다”며 “그들의 계획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각국이 가정, 지역사회, 국가 차원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목적의식을 심어주고 사회에 융화되도록 돕고 ISIS의 실태를 깨닫도록 더욱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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