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살림 차린 `리딩방 조직`, 230만 개인정보 들고 있었다 (종합)

한국·태국 경찰 "국제 공조로 범행 조기 차단"
범죄수익금 대부분 환수…"더 큰 피해 막았다"
"국제 공조 강화해 초국경 범죄 대응"
  • 등록 2024-09-30 오후 5:01:36

    수정 2024-09-30 오후 5:01:36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태국에 근거지를 두고 한국인을 상대로 투자리딩방 사기를 벌여온 일당이 태국 방콕에서 붙잡혀 국내로 강제송환됐다. 이들은 개인정보 230만건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을 조사해 추가 범행을 파악할 방침이다.

이준형 경찰청 국제협력관이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태국에 거점을 두고 한국인을 상대로 투자리딩방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청은 지난 8월 태국 방콕에서 투자리딩방을 빙자한 사기 범죄를 저지르다 검거된 한국인 조직원 8명을 지난 27~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했다고 30일 밝혔다. 8명 중 7명은 20대 남성, 1명은 30대 남성이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국내에 있는 피해자들로부터 약 2200만원을 빼돌려 사기와 범죄단체 조직 등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태국 방콕에 범행을 위한 사무실을 마련한 뒤, 가짜 증권거래사이트를 개설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공모주 등에 투자하면 수익을 내줄 것처럼 속여 불특정 여러 사람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빼돌리는 소위 ‘주식 리딩방 투자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

이 사건은 태국 경찰청에서 파견 근무 중인 경찰청 소속 경찰협력관이 지난 7월 관련 첩보를 처음 입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태국 경찰청 이민국과 정보를 공유하며 피의자들의 소재를 파악, 지난 8월21일 합동 검거 작전을 개시해 피의자 8명 전원을 현지 이민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이 가지고 있던 230만건의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도 확보했다. 범죄 수익금이 들어 있는 계좌도 함께 발견됐다. 경찰은 피해금 2200만원 중 약 2100만원에 대해선 환수한 후 회복조치를 취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 중인 사안으로 개인정보 출처나 범위를 밝힐 순 없다”며 “이들이 200만건을 넘는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어 범행을 지속 추진했을 것인데 조기에 범행을 사전 차단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전은 한국 경찰과 태국 경찰이 적극적으로 협력한 데 의미가 있다고 경찰청은 설명했다. 특히 양 측은 ‘합동 송환팀’을 편성해 4차례에 걸쳐 피의자 8명을 모두 일괄 송환할 수 있었다.

나곤 프롬마 태국왕립경찰청 소령은 “한국인 피의자를 검거, 송환하기 위해 한국 경찰청과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중요한 정보를 교류했다”며 “한국 경찰의 적극적인 협조와 협력에 깊이 감사하며 양국 경찰 관계가 발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한국·태국 경찰이 긴밀한 공조를 통해 피의자들을 범행 초기에 검거ㆍ송환해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추가 범행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던 수범사례”라며 “앞으로도 최근 급증하고 있는 투자 사기ㆍ전화금융사기 등 민생 침해 범죄들에 대해 해외 법 집행기관과 협업으로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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