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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 2013’ 둘째날 가장 이목을 끈 코너는 단연 샌델 교수와 박 시장의 특별 대담이다. 세간의 관심을 보여주듯 500석 규모의 강연장이 빽빽히 채워졌다. 이날 두 연사의 대담을 듣기 위해 모여든 이들은 약 600여명. 사전 등록자가 1200명을 넘어섰음을 감안하면 비오는 궂은 날씨가 고마울 정도였다. 그럼에도 자리가 부족해 급히 의자를 추가로 마련하기도 했다.
600여명의 관심이 집중된 대담은 의외로 ‘웃음’으로 시작됐다. 박원순 시장이 시민운동을 할 때부터 친분이 있었다는 이들은 강단 위에서도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서울시 행정에 샌델 교수의 가르침을 반영하고 있다”며 운을 띄운 박 시장은 “그런 의미에서 제자로 받아주겠느냐”고 물었고, 샌델 교수는 “이번이 세 번째 만남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서울시 행정의 어려움을 얘기하며 “임기를 다 채우면 샌델 교수처럼 머리가 벗겨지고 흰 머리가 늘 것”이라는 박 시장의 하소연에 샌델 교수는 “(박 시장은) 낙관적인 사람”이라고 응수했다. 삼십여분간의 대담이 진행되는 동안 위트있는 샌델 교수와 박 시장의 멘트는 수차례 청중들의 박수와 환호성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날 대담을 지켜본 최재천 이대 교수는 “현실에서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일을 하는 분과 강단에서 토론을 이끌어나가는 두 분의 만남이 멋졌다. 특히 샌델 교수의 질문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도록 하는 방식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시장이 명예시민을 제안했는데 이참에 아예 서울로 이사를 오는 것은 어떠신지 묻고 싶다”고 했다.
삼십여분간 이뤄진 대담이 너무 짧아 아쉬웠다는 평도 컸다. 대학생 박선아(22)씨는 “시간이 짧아 제한된 이슈에 대해서만 논의한 것이 아쉬웠다”며 “더 다양한 주제가 나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