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두산밥캣·로보틱스 합병' 반대 의결권 행사해야"[2024국감]

"두산 합병시 소액주주 피해…국내 기업가치 제고 걸림돌"
"공단 ''지배구조개선 자문위원회'' 과반수, 현직 사외이사"
  • 등록 2024-10-18 오후 5:14:13

    수정 2024-10-18 오후 5:14:13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불공정한 합병으로 소액주주들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국민연금공단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내 ‘지배구조개선 자문위원회’ 위원 9명 중 과반수가 현직 사외이사여서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백 의원은 “우리나라 기업가치 제고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요소는 기업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못하고, 재벌 위주의 정책들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산그룹은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시킨 뒤 두 회사를 합병하겠다고 밝혔다”며 “두산밥캣 1주당 두산로보틱스 0.63주 비율로 포괄적 주식 교환을 해서 결국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합병하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산밥캣은 두산그룹의 대표적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며 영업이익은 두산로보틱스의 184배고, 영업이익률은 50% 가까이 차이난다”며 “주식을 교환하면 소액주주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백 의원은 “합병하면 두산밥캣에 대한 두산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13.8%에서 42%까지 상승한다”며 “이는 완전히 불공정한 합병이며, 대표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사례”라고 강조했다.

백 의원은 “국민연금은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에 6~7% 넘는 지분을 갖고 있어서 영향력이 높다”며 “공단에 자료를 요구하니 일체 자료를 줄 수 없다고 하는데,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라 의견을 표명할 건가”라고 질의했다.

김 이사장은 “아니다. 의결권 안건이 올라오면 공단 내부 투자전문위원회나,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가 논의해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한다”며 “사전에 확실한 답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국민연금공단이나 수책위에서 기업의 장기적 가치 제고에 부합하는지, 아닌지 여부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 의원은 “불공정한 합병이 일어나면 소액주주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과거 LG화학이 물적분할했던 경우에도 국민연금공단에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었다.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에서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며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잘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백 의원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내 ‘지배구조개선 자문위원회’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지배구조개선 자문위원회는 국민연금공단의 지배구조와 주주권 행사 등을 다루는 위원회다.

백 의원은 “회의를 5번 정도 했던데 뚜렷한 내용이 없는 회의였다”며 “게다가 현직 위원 9명 중 과반수인 6명이 모두 현직 사외이사인데 이해충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동안 사외이사들이 기업의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지배구조개선 자문위원회가 객관적으로 어떻게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위원들이 회의를 하고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자문보고서를 기금운용본부 기금이사에게 제출할 것”이라며 “논의를 어떻게 했는지 보고드리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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