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인수전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11월 본입찰 때 써낼 인수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지분을 누가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는 가격과 진정성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30% 파는데 수요 네 배 몰려
23일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 지분 30%를 매각하기 위해 인수의향서(LOI)를 접수 받은 결과, 18개 투자자가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들이 인수하겠다고 써낸 물량은 총 82~119%로 매각 예정물량의 네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번 인수의향서 제출에서는 의향서와 함께 희망 물량만 제출했다. 특정 지분율을 써낸 곳도 있고 대략적인 범위를 제출한 곳도 있어서 최종 입찰물량 집계치도 범위로 집계됐다.
지분 4%를 낙찰받으면 임기 2년의 사외이사 추천권을 주고 6% 이상을 낙찰받으면 추천 사외이사 임기를 3년까지 우대하기 때문에 6%를 조금 넘긴 수준으로 제출한 곳도 다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화생명은 전일 이사회를 통해 우리은행 지분 4%를 매입하는 안건을 최종 승인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공시를 통해 4~8%가량의 지분매입을 희망한다는 내용의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도 4%가량의 지분을 매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본입찰 땐 가격 눈치작전…정성평가도 중요
예보는 이날 의향서를 제출한 투자자들를 대상으로 11월 중 본입찰을 실시해 낙찰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의향서를 제출했다가 본입찰에서 빠져도 별다른 불이익은 없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대부분 본입찰에 참가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전략적 투자자들은 우리은행과의 시너지효과나 제휴 등 별도의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할 이유가 없고, 재무적 투자자 입장에서도 우리은행이 민영화에 성공하면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본입찰에서 관건은 가격이다. 금융위와 예보는 희망수량 경쟁입찰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입찰가격 순으로 하되 비가격적인 정성평가 요인도 낙찰자 선정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광구 우리은행 행장도 최근 “투자자들이 3~5년 정도 투자기간을 생각하고 현재보다 두어 배, 2만~3만원을 기대할 텐데 1000~2000원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금융위와 예보는 비 가격 요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우리은행이 발전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인지를 평가할 방침이다. 단기 투자자보다는 장기 투자자 위주로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가격과 함께 우리은행 지분인수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최종 승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본입찰을 통해 최종 낙찰자 명단이 확정되면 12월까지 주식 양수도와 대금납부 등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은행은 4전5기 끝에 민영화에 성공하게 된다.
▶ 관련기사 ◀
☞파업 나선 은행 가보니…대기인 1~2명·대부분 한산
☞[특징주]우리은행, 영구채 발행 소식에 강세
☞우리銀, 국내 최초 영구채 형태 외화 코코본드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