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또 外人 공격받은 삼성…잊었던 이름 '헤르메스'

  • 등록 2015-06-04 오후 4:11:04

    수정 2015-06-04 오후 4:11:04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제일모직(028260)삼성물산(000830)의 합병에 미국계 헤지펀드가 반대표를 행사하고 나섰다. 삼성물산으로서는 11년 전 비슷한 사례를 겪어 어렵게 경영권을 방어한 적이 있어 사태 추이에 금융투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엘리엇매니지먼트는 4일 삼성물산의 지분 7.12%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미화 260억달러(한화 약 29조원)을 보유한 헤지펀드다.

엘리엇 측은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 했을 뿐 아니라 합병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으며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이 2000년 이후 외국계 투자자의 ‘공격’을 받은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2004년 3월6일 영국의 연기금 펀드 헤르메스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주식 777만2000주(5.0%)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했다고 설명했지만 삼성물산 측에 삼성전자 보유지분 매각, 삼성카드 증자 불참, 삼성물산 우선주 소각 매입 등을 요구하면서 경영 간섭에 나섰다.

당시 호주 플래티넘 등 다른 외국계가 가세하면서 20%를 밑돌던 삼성물산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1년 만에 46%까지 확대됐다. 삼성그룹은 최대주주인 삼성SDI를 앞세워 지분을 늘려 삼성물산 경영권을 방어했다.

전문가들은 엘리엇의 삼성물산 지분 확보가 과거 헤르메스의 사례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헤르메스는 결국 그해 연말 삼성물산 지분 전량을 매도, 총 3642만달러(380억원)가량을 챙겼다.

특히 엘리엇은 경영참여 선언 하루 전인 3일에 지분 2.17%(약 340만주)를 추가로 일시에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합병 과정에서 회사 흔들기를 통해 차익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추가 취득 전까지 엘리엇의 지분율은 공시 대상이 아닌 4.95%였고 합병이 구체화돼 가는 적절한 시점에 주가 부양을 위해 경영참여 선언을 하는 등 11년 전 헤르메스 사례와 비슷하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번 합병이 경영권 분쟁 이슈로 진행되면 삼성물산 주가는 당연히 오를 수밖에 없다”며 “해당사의 삼성물산 지분율이 7%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의도는 뻔해 보인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합병에 차질을 빚을 만한 이슈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만약 잡음이 생겨 시민단체 등 제3자와 힘을 합쳐 주식을 매집한다면 일이 커질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려면 삼성그룹 입장에서 조심하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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