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제 소견으로 보면···" (이석채 KT 회장) 16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최한 제34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 현장. 첫날 연사로 참석한 이석채 KT(030200) 회장이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성장기회를 잡아라`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마치자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000660) 이사회 의장(사진)은 "질문이 있다"고 운을 뗀 뒤 위와 같은 물음을 건넸다.
김 의장의 질문에 이 회장은 잠시 고심하다가 "이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주인이 있는 회사는 (주인이) 유능하고 현명하면 괜찮은데 그렇지 못한 경우 전체에 악영향을 준다"며 "주인이 어느 하나에 과도하게 집착하면 아무도 거기에 반대하지 못하면서 시행착오가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주인 없는` KT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제도보다는 경영자의 의지를 강조한 답변에서 김 의장과는 일종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
김 의장이 질의응답 자리에서 지배구조 이야기를 언급한 것은 하이닉스가 여전히 `주인 찾기` 작업을 진행중인 가운데 해당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하이닉스는 정책금융공사 등 총 9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채권단 지분 15%를 남겨둔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하이닉스는 지난해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가 11개국 580여 업체를 대상으로 선정한 `가장 훌륭한 지배구조를 가진 업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3월부터 이사회 의장(Executive Chairman) 직함으로 경영진과 함께 하이닉스를 경영해오고 있다. 김 의장은 "이사회가 경영진을 평가·보상하는 역할을 맡는 데는 중요한 의의가 있다"면서 "이사회는 경영진만 따라다니지 않고 감시와 의사결정 참여 등에 있어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3년간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전자(005930)에 이은 확고한 2위를 구축,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재계가 하이닉스의 양호한 재무상태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 하이닉스의 `주인 찾기` 작업이 순조롭게 마무리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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