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에서 고깃집을 하는 박모씨는 21일 이른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김영란법) 개정안에서 명절 선물가격 한도만 오른 것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내야 하는 돈은 다 오르는데 잘 지켜지지도 않는 김영란법 식사비는 그대로인 걸 이해 못하겠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서울 강북구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남 모씨는 “추석을 앞두고 30만원까지 한우 세트를 선물로 주고 받을 수 있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라며 “민생경제가 어려운데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반겼다.
실제 김영란법이 도입된 지난 2016년 최저시급은 6030원이었으나 7년이 지난 2023년 최저시급은 9620원으로 59.5% 올랐다. 내년 최저시급도 9860원으로 1만원 수준까지 올랐다. 오른 물가만큼 김영란법의 식사 한도액도 상향조정해달라는 주문이다.
정부·여당의 김영란법 개정이 선물가격에만 그치면서 자영업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소상공인연합회도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원위원회를 열고 새로운 김영란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현행 10만원으로 제한된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이 15만원으로 상향 조정돼 가액이 2배로 적용되는 명절을 맞아 30만원까지 선물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반면 식사비는 3만원, 화환·조화는 10만원 등 기존 상한선이 그대로 유지된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 3월에도 ‘내수활성화 대책’에 식사비 한도를 3만에서 5만원으로 상향하는 안을 검토했다가 보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