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at은 우주개발 회사…“카카오·네이버와 우주 메타버스 만들고 싶다”

KTsat 최경일 CTO, 언론 첫 인터뷰
故 최순달 박사 추천으로 우리별1, 2호 개발에 참여
지난해 국내 유일 위성통신회사 KTsat 합류
"위성만으로 UAM 제어 불가능..지상망 협업 6G 준비"
"한국 우주기술 뒤지지 않아..정부 차별화된 투자 필요"
  • 등록 2021-10-05 오후 3:26:38

    수정 2021-10-05 오후 9:34:4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최경일 KTsat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위성을 포함한 우주 개발 시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한국 KAIST 전산학과(86학번)을 졸업한 뒤 영국 Univ. of Surrey 위성통신공학과 석사, 프랑스 Telecom Paristech 통신시스템 공학박사를 받았다. 우리별1, 2호 개발에 몸담았고,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CNES), 독일에 있는 유럽기상위성센터(EUMETSAT), 프랑스 다국적 위성통신기업 유텔셋( Eutelsat)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국내 유일의 위성통신 서비스 기업인 KTsat의 CTO로 영입됐다. 대한민국 국민포장, 세종상 과학기술부문 수상 경력이 있다. 사진=KTsat 제공
최경일 KTsat 최고기술책임자(CTO)


“10년, 20년 뒤 우주 호텔의 지배인이 되고 싶어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전문가를 대동하지 않은 민간인 궤도비행에 성공했지만, 오래 머물진 못했죠. 언젠가는 지상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산업들이 우주에서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우주호텔, 우주 뮤지컬 같은 거죠. 카카오·네이버와 협력해 위성에서 찍은 사진을 지도에 올리고 이를 메타버스(meta-verse·내 아바타가 있는 확장된 가상세계)에 넣어 우주에서 여행하거나 근무하는 서비스도 만들고 싶습니다.”

“KTsat는 우주개발회사…우주산업 생태계 만들 것”

최경일 KTsat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KTsat은 우주개발회사로 나갈 것”이라며 “여러 가지를 고민하는데 회사 기밀이라 풀 수 없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한국이 우주개발 선도 국가가 될 수 있도록 형님 회사로서 많은 스타트업들과 협업하겠다. 우주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포털과의 위성사진 제휴에 대해선 “구글 맵과 달리 카카오맵은 한반도밖에 안 보여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최경일 CTO가 대학(KAIST 전산학과 86학번)을 졸업한 뒤 외국으로 가서 석·박사 학위를 따고 귀국한 것은 20여 년 만이다. 인공위성연구소 초대 소장이었던 故 최순달 박사 추천으로 우리별1, 2호 개발에 몸담았고,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CNES), 독일에 있는 유럽기상위성센터(EUMETSAT), 프랑스 다국적 위성통신기업 유텔셋(Eutelsat)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국내 유일의 위성통신 서비스 기업인 KTsat의 CTO로 영입됐다.

국내 언론 중 최초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한 그는 두 가지 측면에서 위성과 우주가 중요하다고 했다. △드론택시나 플라잉카를 타고 출근하는 데 필요한 6G가 2030년경 상용화될 것이라는 점과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로 다양한 발사체가 개발되는 등 민간 우주개발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최경일 KTsat 최고기술책임자(CTO)


“위성만으로 UAM 제어 불가능…지상망 협업 6G 준비”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이 가능하려면 통신의 공간이 지상 기지국에서 공중 10km로 확대돼야 한다. 통신망의 속도도 최대 1Tbps급이 돼야 한다.

저궤도 위성을 띄우면 가능하지 않을까. 최경일 CTO는 “자율주행을 위성으로 제어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많은데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면서 “안전 운행을 하려면 자율주행차간 거리가 100m는 돼야 하는데 지상 통신망에서는 응답속도가 1ms(1/1000초, 5G기준)인데 반해 저궤도 위성은 10ms 이상, 정지궤도 위성은 250ms 정도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플라잉카로 간다고 했을 때 다니는 길의 지상망과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위성망을 활용해 협업할 수 있다”면서 “6G 시대에는 UAM이 수백, 수천 개 날아 다닐텐데 중앙처리장치에서 운영하려면 위성과 지상의 통신망이 협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위성망 운영에 독보적인 경험을 가진 KTsat에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장 KTsat이 저궤도 통신위성을 쏘아 올릴 가능성은 적다. 최 CTO는 “우리는 4개의 위성을 관제하고 1개는 다른 나라 위성에 투자해 올렸는데 당장은 추가로 할 생각이 없다”면서 “현재 KTsat 위성의 커버리지는 중국 정도를 뺀 45억 인구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지궤도 위성뿐 아니라 저궤도 위성, 성층권 하늘에 풍선을 띄워 오지에 저렴한 인터넷을 제공하겠다는 구글 ‘룬’ 프로젝트 등을 들여다 본다. 그런데 인류는 아직 풍선에 들어갈 가벼운 기체인 헬륨이 새지 않는 방법을 못 찾았다”고 부연했다.

KTsat은 6G 시대를 대비한 ‘위성통신포럼’의 대표 의장사로 지상망과 위성망의 설계와 기술 표준화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한국 우주 기술 선진국에 뒤지지 않아”

최경일 CTO는 “우리나라 우주 기술이 선진국보다 뒤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경험이 약간 부족하다”면서 “한미 미사일 협정이 이제 풀려 발사체를 우리 맘대로 개발할 수 있는 틀이 생겼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누리호가 10월 21일 발사되는 데 성공하든 실패하든 정부가 지속적으로 밀어주셨으면 한다”면서 “우리나라에는 정부가 위성을 사주지 않아도 제작해 수출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쎄트렉아이 같은 제조사도 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컴인스페이스, AP위성, 솔탑, 나라스페이스 같은 훌륭한 회사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또 “영상이나 데이터를 관측하는 위성을 쏘겠다는 회사들도 5, 6개인데, 위성 사진의 해상도가 훌륭하게 나오는 관측 위성이라면 광물자원이나 지하수 찾기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의 자동차 번호판 사진을 읽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최 CTO는 “우주 기술은 미래 세대를 위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면서 “지상에 있는 기술에 투자하는 연구개발(R&D)과 성격이 다르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 항공우주산업개발촉진법 등을 개정해 민간의 우주기술 개발을 더욱 촉진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국정감사장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도전적 과제를 만들고 스타트업들이 우주사업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조달 방식의 기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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