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애플이 20일(현지시각) 온라인 이벤트로 새 ‘아이패드 프로’를 공개했다. 외신에선 기존 A시리즈를 발전시킨 칩 탑재를 예상했으나, 맥북에 들어간 M1칩을 달고 나왔다. 생태계 파괴종이라 불리는 M1칩의 성능은 맥북으로 검증됐다. 새 아이패드 프로는 간편한 작업만 하기엔 차고 넘치는 성능을 갖췄다.
이날 커뮤니티에선 ‘아이패드를 미리 팔길 잘했다’는 반응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새 아이패드 프로가 잘 나오면서 구형 제품들은 더더욱 제값 받기가 어렵다고 본 것이다.
네이버 중고나라를 보면 직전 세대인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 4세대(128GB) 중고가격은 상태에 따라 95만원~115만원으로 형성돼 있다. 정가 129만9000원으로 나온 제품이다.
곧 출시를 앞둔 M1칩 탑재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 5세대(128GB) 가격은 137만9000원이다. 소폭 가격이 뛰어올랐으나, 칩셋이 달라지고 디스플레이 품질도 한 차원 개선됐다. 썬더볼트와 USB4 등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포트도 갖추는 등 제품 자체 경쟁력이 뛰어나다. 이용자 입장에선 가격차이가 크지 않은 전 세대 제품을 굳이 구매할 요인이 없는 상황이다.
‘더욱 프로답게’ M1+16GB 램 의미는
당장 ‘맥북 사양이랑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PC수준의 고사양 작업이 가능해지면서 아이패드가 생산도구로서 좀 더 쓰임새를 확장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맥용 영상 편집도구인 ‘파이널컷도 이식되는 것 아니냐’며 기대감을 보이는 의견도 눈에 띈다.
커뮤니티에선 애플세계개발자회의(WWDC) 발표를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애플은 지난해 WWDC에서 자체 프로세서로 맥을 구동하는 혁신을 발표했다. M1의 등장은 예상된 바이나, 칩 성능이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어 충격을 안겼다.
아이패드 프로에 M1이 들어간 이상, 제원만 보면 시스템 리소스를 많이 차지하는 맥 작업의 일부도 대체할 수 있는 상황이다. 프로 창작자들의 콘텐츠 생산도구 또는 맥 수준의 개발도구로의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씨넷은 아이패드 프로의 도약을 소프트웨어가 막고 있다고 봤다. 아이패드 운영체제(OS)에서 다양한 외부 디스플레이와 장치 연결을 제한하는 점을 짚었다. 오래전부터 아이패드 이용자들이 아쉬움을 내비치는 부분이다.
맥북이 저렴하게 보이는 아이패드 매직
이 같은 기대감에도 아이패드 프로의 가격에 대한 저항은 있다. 한국 기준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 최고사양은 300만9000원이다. 16GB 램에 2TB 저장용량을 갖추면서 처음으로 300만원을 넘겼다. M1을 탑재한 13인치 맥북 프로 가격(304만원)과 거의 차이가 없다.
이번 아이패드 프로가 전 세대 대비 확실히 개선됐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최고사양으로 갈수록 가격 역시 훌쩍 뛰어올라 구매를 고민하는 글이 보인다. 12.9인치 아이패드엔 미니 LED를 촘촘히 박은 ‘리퀴드 레티나 XDR’이라는 고품질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있다. 이를 고려하면 맥북이 저렴하게 보이는 비싼 가격이 수긍된다는 의견도 있다.
낮은 가격대로 눈을 돌리면 99만9000원부터 시작이다. 11인치 아이패드 프로엔 리퀴드 레티나 XDR을 적용하지 않았다. 비교적 저렴한 모델은 M1칩의 강력한 성능을 이유로 ‘가격대 성능비(가성비)’를 갖췄다는 평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