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은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결정하고 이날 정오부터 10여 곳의 전방부대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를 가동했다.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적으로 재개하기 직전 중부전선 GOP 부대의 대북 확성기 시설을 언론에 공개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 당국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격상시켰다. 만약 확성기 타격시 이에 대해 응징한다는 방침이다. 현장에서 만나 군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결정 이후 초소와 감시 설비를 늘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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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24시간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하루 2~6시간 불규칙적으로 이뤄진다”면서 “FM자유의소리 방송을 주로 송출하며 한국가요 CD 등을 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확성기 앞에는 1m 높이의 둔턱이 구축돼 있었다. 적의 포격으로부터 확성기 설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둔턱 앞에 설치된 무인카메라를 통해 상황실에서 전방을 실시간으로 감시한다.
확성기가 설치된 곳에서 수십m 떨어진 곳에 벙커형 시설로 방송실이 구축돼 있었다. 방송 운영 장비가 있는 곳이다. 방송 운영 장비 점검은 평시 상황에서는 하루 2번씩 실시한다고 했다.
평상시에는 방송실에도 병력을 배치하지만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할 때는 병력을 두지 않는다. 북한군의 도발 가능성 때문이다.
중부전선에서 시설을 감시하는 김시완 일병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적이 이를 빌미로 추가 도발시 단호하고 강력하게 응징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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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은 북한의 지뢰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지난 해 8월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한바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준전시상태를 선언하며 우리 군에 강한 압박을 가했다. 실제로 북한은 대북 확성기에서 2km 가량 떨어진 곳에 포격 도발을 감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