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사시인회가 결성 12년째를 맞아 시집 ‘씨앗들의 합창’(황금알)을 펴냈다. 이번 시집에서는 시(詩)를 사랑하는 22명의 의사시인이 쓴 시들을 엮었다. 첫 시집 ‘닥터 K’ 출간 이후 12번째 시집이다. 제목은 고추를 소재로 해 생명과 고통, 그리고 그 안에서의 희망을 다룬 박세영의 시에서 따왔다.
출구가 없어 보이는 의정 갈등 속 밤잠을 밀어두고 섬세한 인간애를 풀어낸 시의 행간을 살필 기회다.
김연종 한국의사시인회 회장은 서문을 통해 “의료 대란이라 하기도 하고 의정 갈등이라 칭하기도 하는, 집단 우울증의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단단히 마음을 추수려 보지만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 것 같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전쟁에서 우리는 조금씩 시들어간다”며 “하수상한 시절, 가장 잘한 건 언어의 집 한 채 지은 것”이라고 썼다. 이어 “시(詩)는 보이지 않던 긴 터널의 시간이었다. 묵언의 시절에 뿌려 놓은 씨앗들의 합창”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