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회복 기대에 힘입어 투자자들이 테슬라보다 전통적 완성차 업체에 주목하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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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론 머스크 수난시대다. 연중 고점 대비 37.5% 떨어진 563달러까지 추락했던 테슬라 주가가 15일(현지시간) 707달러로 올라섰지만 시장에선 경기가 확장 모드에 접어들면서 테슬라보다는 전통적인 자동차 강자들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머스크의 민간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는 신생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에 기업가치를 추월당했다.
15일(현지시간) 월가(街)의 ‘독설 분석가’로 유명한 짐 크레이머 CNBC방송의 ‘매드 머니’ 진행자는 “투자자들이 전기차 거래를 주시하면서 더 위험하고 젊은 경쟁자들보다 전통적 자동차 회사 두 곳의 주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CNBC의 간판 앵커인 크레이머는 골드만삭스 펀드매니저 출신이다.
크레이머의 추천 종목은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다. 그는 “위험이 훨씬 적은 전기차에 베팅하고 싶다면 포드나 GM을 사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술기업들은 저금리 자금을 대규모로 끌어 쓰며 혜택을 받아 왔지만, 최근 미 10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성장 모멘텀을 잃자 전통적 주식 보유를 추천한 것이다.
그의 조언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테슬라가 ‘안방’인 미국에서도 시장점유율이 줄고 있다는 우려다. 모건스탠리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테슬라 시장점유율은 전년 같은 기간 81%에서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해 69%로 떨어졌다.
| 포드가 테슬라 모델Y의 대항마로 내놓은 마하-E(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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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자동차 강자들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모터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포드가 테슬라 모델Y의 대항마로 내놓은 SUV 머스탱 마하-E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 인도된 전기차 중 12%를 차지했다. 마하-E 출시가 지난해 말이기 때문에 올해 미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점유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경제가 확장하며 픽업 트럭을 구매하려는 소규모 기업 사이에서도 전기차는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포드의 베스트셀러 F-150 픽업트럭이 전기트럭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테슬라도 올 2분기 첫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만만찮은 경쟁자를 마주한 셈이다. GM도 전기차에 올인하기로 공표하며 2025년까지 220억달러를 투입해 전기차 30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크레이머는 “GM은 전기차 부품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배터리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지금 시장은 투기성 성장주에 대해 훨씬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의 기업가치는 950억달러(약 107조9700억원)로 평가받으며 지난달 740억달러로 평가받은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앞질렀다. 스트라이프에는 페이팔 창업 멤버인 머스크가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