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려도 크다. 제1 국적선사가 된 현대상선(011200)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지만 채권단 체제하에 과감한 투자가 쉽지 않아 보인다. 머스크, MSC 등 해외 대형 선사들이 한진해운의 미주 노선을 탐내고 있어 자칫 이들에게 매각될 경우 물류비 상승은 물론 현대상선의 2M 해운동맹 가입이 난항에 빠질 우려가 높다.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보유한 자금이 바닥을 보이고 있어 가장 자산가치가 높다고 평가되는 미주노선의 유무형 자산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며 “국내 회사, 해외 회사에 대한 차별 없는 매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 인수전 참여 검토..인수 가능성 적을 듯
법원의 한진해운 자산 매각계획이 나오자 현대상선은 구체적인 자산가치 검토에 착수했다. 가까스로 채권단 체제로 편입한 현대상선으로서는 한진해운 자산을 거둬들이는 데 무리한 자금 투입은 불가능한 만큼 상세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정관리 돌입 한 달여가 지나면서 한진해운의 미주 지역 영업망과 네트워크가 대부분 붕괴된 상황이라는 점도 변수다. 한때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점유율은 7%에 달해 세계 6위를 차지했지만, 법정관리 이후로는 부킹이 전혀 없어 사실상 미주노선 점유율이 제로(0)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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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형선사 인수 가능성..현대상선 2M 가입 악영향
만약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지 못한 현대상선이 나서지 않을 경우 머스크나 MSC 등 글로벌 선사가 한진해운의 미주 노선을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 머스크, MSC는 지난달 중순부터 중국-부산-미주 노선을 확대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한진해운 자산 인수를 통해 미주 장악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상선의 이용가치가 떨어지면서 머스크, MSC가 글로벌 해운동맹인 2M에서 현대상선을 배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캐럴라인 벡쿼트 MSC 수석부사장은 지난달 “(현대상선의) 2M 가입 본계약은 여전히 결정되지 않았다. MOU는 협상을 위한 서류일 뿐이다. 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매각 대상 선박두고 가압류 사태 가속화 우려
아울러 법정관리 여파로 한진해운의 선박 운항이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미주노선 매각 공고가 이뤄지면 선주들의 선박 가압류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한진해운은 국내에서도 선박을 가압류당하는 등 위기에 처해 있다.
한진해운이 보유했던 컨테이너 선박 중 대부분이 반선되고 현재 36척이 남아 있는 상황. 그나마 남은 선박 중에서도 6척이 현재 해외 선주나 관련 업체에 의해 가압류됐다. 미주노선을 지나는 선박 14척 중 8척만(4척 가압류)이 남은 가운데 이번 매각공고에 따라 추가 가압류가 발생할 수 있다. 매각 공고가 이뤄지는 선박을 볼모로 잡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잡기 위한 움직임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자산을 매각하려면 법정관리 돌입 직후에 진행했어야 했다. 네트워크, 영업망은 다 망가져 인수할 가치가 있는 지도 의문”이라며 “만약 해외 선주가 인수를 한다고 하더라도 탄탄한 인력망을 가진 그들이 한진해운 직원들에 대한 고용을 그대로 유지하리라는 보장도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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