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 걸음 늦은 남대문시장 코리아 세일 페스타 첫 날 가보니

남대문시장, 노점과 갈등으로 12일이 돼서야 축제 시작
'코리아 세일 페스타' 시작 사실 모르는 상인 많아
중기청 "분위기 조성 기간 지나면 축제 열기 전달 될 것"
남대문상인들 "상가 침체 분위기 반전 기회 되길"
  • 등록 2016-10-12 오후 2:41:32

    수정 2016-10-13 오전 8:05:17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점포상인과 노점상 간 갈등으로 미뤄졌던 대한민국 대표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의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12일 시작됐다. 상인도 관광객도 아직은 축제를 체감하진 못 않지만 길거리 곳곳에는 축제 개막을 알리는 분위기가 피어나고 있었다.

축제 첫 날인 12일 찾아간 남대문시장은 평소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하지만 길 위에 걸린 현수막과 사물놀이 공연으로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시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대문시장 길거리에 걸린 ‘코리아 세일 페스타’ 현수막. (사진=박경훈 기자)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지난달 29일부터 전국 동시에 열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8~9월 영업시간을 늘려달라는 노점상의 거리 점거로 남대문시장은 제때 축제를 시작하지 못했다. 이들의 시위는 행정대집행이 이뤄지면서 외관상으로는 마무리됐다.

중소기업청은 “노점과의 갈등이 진정국면에 접어듦에 따라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개최한다”고 밝히며 뒤늦게 남대문시장 쇼핑축제를 시작했다. 점포 상인들은 노점과의 갈등으로 침체된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기대했다.

남대문시장 길거리는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국내외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행사 첫날인 탓에 축제의 열기가 상가 2·3층까지는 전달되지 않았다.

심지어 행사 시작 소식을 접하지 못한 상인들도 눈에 띄었다. 액세서리 상가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김모(44·여)씨는 “아직 이번 행사를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는 화훼, 액세서리, 자기 등 다른 상가도 비슷했다.

중기청 관계자는 “18일까지는 행사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준비 단계”라며 “이 기간 동안 퍼레이드, 한류문화 공연, 온누리 상품권 지급 이벤트 등이 활성화되면 시장 전체에 페스타 열기가 전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2일 오전 남대문시장 화훼상가 모습. (사진=박경훈 기자)
행사 안내 포스터 상 행사내용에는 ‘특가판매’라는 글귀가 들어가 있었지만 정작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맞아 ‘빅 세일’을 실시하는 점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도자기 상가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이모(66)씨는 “생산자부터 할인을 해야 우리도 세일을 하지 축제라고 갑자기 가격을 확 낮추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고객들도 불만은 마찬가지였다. 장을 보러 온 차모(51·여)씨는 “남대문시장에서 페스타를 시작한다는 것도 몰랐지만 뉴스에서 본 것처럼 큰 할인이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축제가 중반에 이르는 19일부터는 축제에 맞는 할인 행사가 곳곳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19일부터 21일은 메인행사인 ‘특가데이’가 열린다”며 “아동복 상가 같은 경우 최고 50% 할인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뒤늦은 코리아 세일 페스타 참여를 두고 이민호 남대문시장상인회 총괄본부장은 “당장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무리겠지만 적어도 그간 노점과의 갈등으로 가라앉은 시장 분위기를 살리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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