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자회견]文대통령, 野에 총선 이후 협치내각 제안

"정세균 국무총리 발탁도 협치 때문"
"대통령 의지로 안돼"…野 협조 당부
"민생 어렵다지만 국회 일 안해"
20대 국회 법안 처리율 역대 최저
  • 등록 2020-01-14 오후 2:42:04

    수정 2020-01-14 오후 2:42:04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 하반기 야당과 화합을 위해 협치 내각을 제안했다. 20대 국회가 정쟁 반복으로 법안 처리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얻자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협치 내각을 위해 정치 문화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총선이 지나고 나면 야당 인사 중에서 내각을 함께 해 나가려는 노력을 하겠다”며 “전체적인 국정 철학에 공감하지 않더라도 해당 부처의 정책 목표와 방향에 공감한다면 함께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각제에서 하는 연정과 다르기 때문에 정당별로 일률적으로 배정되거나 특정 정당에 몇석을 배정하거나 하는 식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정세균 국무총리를 발탁한 이유도 협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협치야말로 우리 정치에서 가장 큰 과제”라며 “3권분립 침해라는 정치적 공격이 예상되는데도 정 국무총리를 발탁한 것은 정부와 국회 사이 협치정치에 대한 큰 역할을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협치가 자신의 의지만으로 실행이 어려운 만큼 정치 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협치 내각을 공개적으로 추진하면 야당파괴, 야당분열 공작으로 공격받는 것이 우리 정치 현실”이라며 “이런 노력은 제가 전반기에 몇 차례 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입각 제안에 대한 언론보도도 있었다”며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지만 그보다 더 비중 있는 통합의 정치, 협치의 상징이 될만한 분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도 했다. 그는 “말로는 민생경제가 어렵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정부가 성공하지 못하기를 바라는 듯 한 제대로 일하지 않는 국회는 안 될 것”이라며 “국회와 정부가 국민 통합으로 가야 하는데 오히려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정말 옳지 못하다고 본다. 총선을 통해 그런 문화가 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20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발의주체별)은 33.7%(2만3727건 중 7994건 처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저 법안 처리율(42.82%)을 기록했던 19대 국회 때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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