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참 좋은데"…현대제철 주가는 '제자리'

  • 등록 2015-02-24 오후 4:08:02

    수정 2015-02-24 오후 4:09:35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3개 분기 연속 ‘깜짝 실적’을 내고도 현대제철(004020) 주가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그룹을 이끄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은 데다 철강업황 둔화 관련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실적을 발표한 이후 한달여 동안 현대제철은 1.07% 오르는 데 그쳤다. 이날 종가는 6만6000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0.46%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6만11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이후 줄곧 6만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당초 증권가는 현대제철의 실적에 호평을 내놨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3.4% 증가한 4859억원으로 시장기대치 4495억원을 웃돌았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2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깜짝 실적’을 이어갔다.

주가는 그룹을 이끄는 현대·기아차 관련 우려 영향에 눌렸다. 철강업황 자체도 안 좋을 뿐더러 현대제철이 차 강판을 납품하는 현대·기아차 실적이 악화했고 엔화 약세 등 대외여건에서도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한 펀드매니저도 “현대·기아차가 엔화 약세에 실적까지 부진하면서 현대차그룹 전반에 대해 투자심리가 나빠졌다”며 “이 때문에 현대제철은 지난해 실적이 좋았는데도 그룹 시각으로 재평가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련 우려에도 현대제철이 선전하는 데 주목할 만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11월 차 강판 가격이 톤당 5만원 인하됐는데도 고로부문의 영업이익률이 17% 수준까지 개선됐다.

조강운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형성장이 쉽지 않은 지금, 철광석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가 향후 관건이 될 것”이라며 “견조한 실적과 내년 특수강 완공과 차 강판 증설에도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로 낮아 투자매력이 충분하다”고 봤다.

재무구조가 나아진다는 점 또한 주목할 요인으로 꼽힌다. 2010년 이후 고로 투자를 위해 연간 3조여원을 쏟아부었지만 올해 투자 예정 규모는 1조3800억원이다. 나머진 차입금을 갚을 수 있어 이자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홍진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 규모가 예년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줄면서 부채비율이 지난해 85% 수준에서 내년 55% 정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투자 사이클이 마무리된 만큼 배당금 상승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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