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부터 대우조선해양(042660) 거제 옥포조선소에는 정당을 불문하고 대권에 뜻을 품은 정치인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이들중에는 대우조선이 어떤 회사인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다. 많은 거제 시민들은 ‘사진 찍히고 뉴스 한줄 나오려고 왔구나. 너무 실망이 크다’고 느끼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심지어 모 의원은 “여기서 배를 수리하는 겁니까?”라고 물어 대우조선 근로자들 마음을 허탈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최근 한 공중파 방송국이 주최한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모 후보는 “대우조선처럼 영업이익을 내지 못해 운영이 어려운 산업을 구조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우조선에 대해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유권자를 겨냥한 맞춤형 발언이다. 대우조선 직원들은 물론 거제 시민들은 ‘와보지도 않고 입만 살았다’며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주는 대우조선에게 중요한 한 주다.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토대로 금융당국이 유동성 지원방안을 발표한다. 대선을 앞두고 현 정부가 소신 있는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위 대권을 바라본다는 사람들이 내뱉는 한마디에 결과가 뒤바뀔까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