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2원 가량 오르며 이틀 연속 상승해 1190원대 초반으로 올라섰다. 종가 기준 지난달 29일(1193.00원) 이후 약 한 달여만에 최고 수준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사회 인프라 투자 법안(BBB)이 사실상 좌초됐다는 소식에 미 달러화가 유로화 등 대비 소폭 약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에 더해 미 경기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의 하락 압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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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90.80원) 대비 2.10원 상승한 1192.9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1.00원 가량 내린 1189.80원에 시작해 약보합권에서 등락하다가 장중 한 때 1188.90원까지 내렸으나 오전 10시께 상승 전환했다. 오후 들어 상승폭을 키우면서 1190원대 초반대에서 움직이며 다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환율 수준으로는 지난달 29일 이후 최고치이다.
이날 미 달러인덱스의 약보합 움직임, 코스피 상승 전환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상승한 이유는 연말 장이 얇은 상황에서 단기 고점을 더 높여보자는 수급 여건이 크게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오늘 수급 자체는 네고(달러 매도)가 지속적으로 있었는데 이례적으로 로컬 쪽에서 비드가 많이 들어왔다”면서 “코스피가 상승폭을 조금 반납하는 시점에서 환율이 아래로 빠지지 않자 역외에서 숏커버 물량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증시는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순유입 전환에 상승했지만 3000선을 회복하진 못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390억원 가량 사들이면서 하루 만에 순매수 전환했고, 코스피 지수도 전일 대비 0.41% 가량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880억원 가량 사들이면서 지수를 0.61% 가량 끌어 올렸다.
유로화 등 주요국 통화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6선에서 약보합 움직임을 유지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오전 1시 40분께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4포인트 하락한 96.51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0.012%포인트 오른 1.431%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65억51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