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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강신우 조진영 기자] 새누리당의 2년 임기 신임 당 대표에 김무성 의원(5선)이 14일 선출됐다. 김 신임 대표는 최대 경쟁자였던 서청원 의원(7선)에 당심(黨心)인 선거인단 투표와 민심(民心)인 여론조사에서 모두 앞섰다.
김 대표는 한때 친박(친박근혜) 좌장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당내 비주류 대표격으로 꼽혀, 추후 당청관계에서 큰 폭의 변화가 예고된다.
당심·민심 모두 잡은 김무성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에서 5만2706표로 29.6%의 득표율을 보여, 3만8293표(21.5%)를 획득한 서청원 의원을 꺾었다. 서 의원은 2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에 이어 김태호 의원(재선)과 이인제 의원(6선)이 3~4위로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김 의원은 2만5330표(14.2%)를, 이 의원은 2만782표(11.7%)를 각각 획득했다. 1만4590표(8.2%)로 6위에 오른 김을동 의원(재선)은 여성몫으로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홍문종 의원(3선)은 1만6629표로 9.3%의 득표율로 5위에 올랐지만, 여성을 선출직 최고위원으로 두도록 한 규정에 따라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김 대표 등 새 지도부는 당장 7·30 재보궐선거에서 여권의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가 끝나고 바로 재보선 현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후 당청관계 변화 불가피
새누리당에서는 이날 전당대회를 통해 기존 당·청 관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까지 포함한 당 지도부에서 친박 핵심인사는 2명(서청원·김을동 최고위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때 친박 좌장이었던 김 대표는 현재 비주류 대표격으로 불리며, 김태호 최고위원과 이인제 최고위원 역시 친박과는 거리가 멀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범친박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진성 친박은 아니며,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대표적인 친이계(친이명박계) 인사다. 나머지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도 친박계에서 나오지 않는다면, 총 9명의 지도부 가운데 단 2명만 친박계로 채워지게 된다. 친박 일변도였던 지난 당 지도부와는 구성부터 사뭇 다른 셈이다.
김 대표는 이날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당은 대통령의 밝은 눈과 큰 귀가 돼 구석구석 여론을 가감없이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그 점이 부족했는데 앞으로 그 방향으로 충실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김 대표는 당분간은 조심히 움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태여서 점점 ‘자기정치’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